농촌공사, 흥림지 관리 포기하다
농촌공사, 흥림지 관리 포기하다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6.04.21 00:00
  • 호수 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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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고려 하지 않은 흙막이 공사의 진짜이유

 

   
▲ <사진/공금란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시설공단)이 시행하고 있는 장항선개량 사업으로 인해 판교면 소재 흥림지의 환경이 위협받고 있어 군과 농촌공사의 적극적인 감독이 요구된다.

이 사업은 장항선 온양온천~장항까지 126km의 철도에 대한 복선화 및 군산건과의 연결을 위한 공사의 일환으로 1997에 시작해 200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사업비가 1조3,947억7천만원이나 소요되는 초대형 공사로 현재 약 60% 가량 진행됐다.

장항선의 직선화 계획으로 선로가 흥림지(서부저수지)를 관통, 이 구간 교량건설을 위한 흙막이 임시가도 공사가 70%가까이 진행돼 환경파괴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사업은 시설공단이 2002년 당초 ‘흙막이 공사’로 설계해 흥림지 관리권자인 농촌공사 서천지사(당시 농업기반공사)에 사용 승인을 의뢰했었다.

그러나 농촌공사 측은 오염물질 확산, 유료낚시터 임대업자 등의 민원발생, 홍수발생 시의 대처 곤란 등을 이유를 들어 환경에 영향이 적게 미치는 ‘바지선 공법’ 등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농촌공사는 시설공단으로부터 업무요청에 대한 아무런 연락이 없어 ‘바지선 공법’이 수용 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년 뒤인 2004년, 시설공단 측이 2차 공문을 통해 “건설교통부의 감사에서 ‘바지선 공법’으로의 전환이 ‘흙막이 공사’에 비해 사업비가 과다하게 증액된다는 것을 이유로 당초설계대로 하라는 지적을 받았다”며 ‘흙막이 공사로의 재 전환’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공법과 경제효율성 공법’을 놓고 농촌공사와 시설공단의 몇 차례 실랑이 끝에 결국 현재와 같이 흙막이 공사가 받아들여져 흥림지 한가운데로 임시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양쪽을 석축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연일 흙과 돌을 저수지에 퍼붓고 있다.

철교가 완성되면 흙과 돌을 다시 퍼내 원상복구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단위 국책사업 시행 과정에서 정확한 환경영향평가 자료 제시나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아닌 두 기관의 거래에 의해 사업이 강행된 데 대해 지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공사비가 추가된다고는 하나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복구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딴 문제가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설계변경에 의한 사업비를 문제 삼은 건설부 감사에 앞서 건설 현장에서의 내부 문제 요인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관리 감독해야 할 농촌공사 서천지사의 담당자가 바뀌어 현재 담당자는 내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농촌공사 서천지사 이모 과장은 “무슨 말인지 모른다”와 “도지사의 승인과 충남도 본부의 결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는 2000년 수세가 완전히 폐지될 때까지 100년 가까이 저수지에 대해 봉이 김선달 역할을 해온 농촌공사의 태도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본부 관계자는 “흥림지의 관리책임자, 계약당사자는 서천공사이며 불성실한 직원의 답변에 대해 대신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환경전문가는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하지만 우리지역의 자산이며 자원이 훼손되는 일이라면 민관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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