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별’들의 우국충정
‘똥별’들의 우국충정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8.24 00:00
  • 호수 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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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61주년. 우리는 물어야 한다. 진정 우리는 광복을 했는가? 광복이란 글자 그대로 빛 즉 광명을 회복한다는 뜻이다. 어둡고 암울한 세상에서 벗어나 빛나고 신나는 세상을 만든다는 의미일 터다.
한자 광(光)은 화(火)와 인(人)이 합해진 글자다. 그리하여 광복(光復)은 사람의 회복, 즉 인간다움의 회복이기도 하다. 노예에서 자유인으로 회복되는 것을 우리가 광복이요 해방이라고 불렀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로 한국 사회가 소란스럽다. 한국이 전쟁 상황에 돌입할 경우 지금까지는 모든 지휘권이 한미연합사령부의 사령관인 미군 대장에게 ‘당연히’ 귀속됐다. 이를 한국군이, 아니 헌법상 국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갖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당연한’ 작전권 환수를 두고 그 난리를 피우는 것이다. 그들의 난리법석을 묘사해 보면 대강 이렇다.

광주 시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대고 권력을 잡은 자에게 온갖 아부를 떨어 계급장을 하사 받은 ‘똥별’들이 먼저 나선다.
그들은 노구를 이끌고 이렇게 외친다. “안됩니다. 우리가 군 생활을 수 십년 동안 했고 국방장관까지 해봤는데, 우리 군은 아직 미국 장군이 통제하고 지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무슨 애국지사들의 피끓는 절규라도 되는 양 조중동이 마구 써댄다.

정치인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국민투표 운운하며 온 나라를 흔들고 나선다.
똥별들의 우국충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영악스럽게 이용하는 언론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정신병자인 것 같다. 사실 전시 작통권이 한국군에게 이양된다 해도 한국의 방위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제일 먼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군의 자동개입이 보장된다. 왜냐하면 한국의 안보는 곧 미국의 안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핵심이다.
또 하나 휴전의 당사자는 유엔사와 북한군이다. 지금은 미군의 위세 때문에 유엔사가 곧 미군처럼 느껴지지만 한국전이 또 다시 일어난다면 유엔사는 유엔의 힘에 의해 급격히 모든 통제력을 갖게 돼 있다. 한국전은 휴전의 종식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전이 일어나면 모든 작전통제권은 유엔사에 자동으로 넘어가며 미군과 한국군은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연합군으로 재편된다. 단지 한국군에 대한 작전 통제권은 한국이 맡겠다는 것이다.
자, 무엇이 변화되었는가? 오히려 모든 것이 깔끔해지지 않았나.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식민지 근성이 아직도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정말 광복이 된 것일까?

그렇다. 우리는 여전히 한나라당 모 여성 의원의 “친미면 어때. 그게 나(우리)에게 이익이 되는데…”라는 직설화법이 전혀 놀랍지도 않은 세상을 살고 있다. 그 말을 프랑스나 독일 의원이 했으면 아마도 그 날로 탄핵됐을 것이다.
이제 이승만도 김일성도 박정희도 다 일제강점과 분단과 6.25로 이어지는 이념과 전쟁의 상징물일 뿐이다.

그들은 영웅이기도 하고 역적이기도 하다. 이제 그 이념의 시대, 식민의 시대를 극복하고 진정한 광복의 시대를 여는 것이 오늘 살아 있는 우리의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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