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한달간의 휴직에 임하며..
 대표이사
 2011-07-03 00:56:52  |   조회: 3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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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뉴스서천에 입사한 게 2003년10월입니다.
사십이라는 늦은 나이에 수습기자 3개월을 거쳐 기자생활 2년만에
편집국장, 6개월 간의 기획관리국, 그리고 2008년 1월에
대표이사 겸 발행인에 취임했습니다.

돌아보면 참으로 어이없는 인사입니다.
서천토박이도 아니고 경영이나 언론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그저 서천으로 출가해서 농사일로 십수년 살던 사람입니다.

저의 무모하리만큼 단순무식한."인간은 만능으로 창조 됐다"는
좌우명만 믿고 덥석 언론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세번의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하고
회사의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조치로 실시한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아
초짜 편집국장이 초짜기자 한사람을 데리고 2 년을 버티기도 했습니다.

기자생활내내 주말이면 서천을 알고자 오지마을 구석구석을 누볐고,
편집국장이 되어서는 학연 지연 없는 낙동강 오리알신세라
행사마다 찾아다니며 사람들과 안면을 익히느라 일요일도 없이 살았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평생 신문쟁이로 잔뼈가 굵은줄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짧은 기가이지만 지독하게 언론인으로 살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저 나름의 노력에도 극복할 수 없는 한계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여자라는 사실과 서천에서는
그 흔한 동창모임 하나 참석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꽁꽁 묶인 서천사회에서 남들보다 두배 세배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제가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인 것입니다.
분명 나보다도 서천에서 산 햇수가 적은 사람입에도 불구하고
서천의 초등학교 출신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금새 공감대형성되고
곧바로 인맥으로 작용하는 것을 봅니다.

현실이 그렇다고 비관 할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하여 궁여지책으로 서천출신인 임원들에게 짐을 맡기고,
8년 가까이 연월차 휴가는 고사하고, 법정공휴일인 노동절,
일요일에도 못 쉰 값을 이사회에 요구하여 한달의 휴식기를
가지면서 더 폭 넓게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법을 찾아 볼 생각입니다.
더불어 작은 소망이 있다면,
신뢰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미움의 대상으로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어쩌면 아주 큰 욕심이기도 하겠습니다.
2011-07-03 00: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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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2011-07-03 16:08:42
아마 멋진 휴가와 휴식 그리고 돋음을 위하여 첨 마음 만큼은..가딱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