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어지럼증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9.15 00:00
  • 호수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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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훈<서천군보건소 신경과전문의>
"어지럽다"고하면 으레 빈혈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만, 실제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은 드물고, 다른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의사들이 어지럽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을 접할 때 어려운 점은, 어지럽다는 표현이 의사들에게 있어서는 애매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사들은 어떻게 어지러운 지 다시 질문하게 됩니다.

이럴 때 어떤 환자분들은 자기는 어지러워 죽겠는데 왜 자꾸 질문만 하느냐고 짜증을 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짜증만 내지 마시고 원인을 찾아야 치료가 되지 않겠습니까? 자기 증상에 대해 설명을 잘 할 줄 알아야 오진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어지럼증 같은 경우, 여러 유형이기 때문에 어느 유형의 어지럼증인지 알아야 그 원인도 찾기 쉽다는 것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어지러움의 유형을 대표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현훈'이라는 증세가 있습니다. 몸 또는 주변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으로, 대개는 주변이 빙빙도는 회전성이 많습니다. 구역질과 구토를 동반하게 되며, 원인은 크게 중추성 원인과 말초성 원인으로 나뉩니다. 중추성 원인은 뇌병변(뇌경색, 뇌출혈 등)을 뜻하고, 말초성 원인은 귀 안쪽에 있는 균형에 관련된 기관과 여기서 나오는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둘째로, 실신 직전의 상태로, 머리가 아찔하거나 아득해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하면 실신하기도 합니다. 국소적인 장애가 아닌 전반적인 뇌순환 장애 때문에 나타납니다.

원인으로는 기립성 저혈압(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생기는 아찔하거나 아득해 지는 경우), 혈관 미주신경성 발작, 과호흡, 심박출량의 감소 등이 있습니다.

셋째, 평형장애입니다. 막연한 불균형과 불안정한 느낌으로서 대개 뇌병변(기저핵, 전두엽, 소뇌), 양측성 전정기관(귀 안쪽에 있는 몸의 균형에 관여하는 기관 중 하나) 장애, 자기고유감각(몸의 위치, 자세에 대한 감각) 소실 때 나타납니다.

넷째, 정신 생리적인 어지러움이 있습니다. 대개 정신과적인 병과 연관되어 나타납니다. 지속적이거나 발작적으로 나타나는데 특징적으로 불안이 같이 동반됩니다.

머리 속이 돈다고 표현하지만 주위가 돈다는 착각이나 진찰상 현훈에 합당하는 소견은 없습니다. 수반되는 신체증상으로는 긴장성 두통, 심장의 두근거림, 복부의 불쾌감, 빈뇨, 요통, 전신적인 쇠약감과 피로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원인의 어지럼증에서도 동반 가능한 증상이므로 다른 기질적 병이 없는 경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다섯째, 눈에 의한 어지러움으로 시력 교정 시 발생합니다. 마지막으로 병이 아닌 생리적 어지러움증이 있으며, 차나 배를 탈 때 생기는 멀미 나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생기는 어지럼증을 말합니다.

같은 병이라도 사람마다 증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이 되는 병은 다를 수 있습니다. "어지럽다"는 표현은 많은 경우에 사용되고 있기에 의사와 환자간의 의사전달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면 어지럼증에 대한 원인은 찾기 힘들 수밖에 없고 오진도 많습니다.

어지럼증은 증상이 다양하고 비교적 가벼운 질환에서 뇌경색, 뇌출혈 등과 같이 심각한 질환까지 다양한 병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비교적 견딜만한 어지럼증도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간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다음번에는 어지럼증 가운데 현훈에 대해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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