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금강산
아! 금강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9.22 00:00
  • 호수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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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수철 발행인

만물상의 군상을 보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봉우리 하나하나가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다가온다.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맑은 청색을 띄고 있어 그 군상의 모습이 너무나 뚜렷히 눈앞에 다가왔다. 가슴은 뛰는데 말이나 글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 통일부분의 교육과 함께 금강산을 다녀왔다.
우리는 항상 통일을 노래하고, 통일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통일을 위해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지 막연하다.

그저 정부가 하는 대로 바라만 보고 있는 꼴이다.
외세에 의한 남북분단과 민족상잔의 6.25전쟁을 겪으면서 통일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역대 군부정권들은 반공 이데올로기를 이용하여 민중을 탄압했다. 아니, 그들만의 정권유지에 혈안이었다. 7.4공동성명은 정권의 이용물이었다.

그러다가 국민의 정부에 와서 6.15 공동성명과 함께 남북의 화해가 시작되었으며,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개방 등을 거치면서 통일이 가까이 오는 듯한 현상을 보아왔다.

금강산은 바로 우리의 통일을 열어가는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서울의 한국언론재단을 출발해서 5시간 만에 고성에 도착했다.

민간인 통제구역을 통과하고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을 통과하는 절차를 거쳤다. 10분쯤 이동하니 금강산 관광구역이다. 일행은 금강산관광호텔에 여장을 풀고 하루의 피곤함을 달랬다. 금강산호텔은 북조선인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다.

필자는 군 생활을 철원에서 했기에 이미 철책에 대한 섬뜩한 느낌이나 긴장감은 없었지만 일행 중 대부분은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 금강산 관광지역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너무 깨끗하여 몸가짐을 새롭게 만든다. 병풍처럼 둘려있는 금강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명상이 따로 없다. 길가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으니 하루의 피로가 녹아 없어지는 느낌이다.

다음날 구룡폭포를 향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곳곳이 절경이요 비경이다. 요산요수가 바로 여기구나 했다. 계곡의 물줄기는 투명한 비단을 깔아 놓은 듯하여 가끔 환각상태를 느끼면서 걸었다.

간간이 북조선 처녀들의 맑고 청초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간단한 먹을거리와 나물, 약초 등을 판매하는 처녀들이다. 또, 길을 안내하고 자연을 감시하는 젊은 남녀가 곳곳에 있다.

그들과의 대화도 금강산만큼이나 새롭고 싱그럽게 다가온다. 혹, ‘통일이 되었나?’하는 환상에 빠지기도 한다. 구룡폭포에 이르자 폭포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기가 질린다. 일행 중 여성 한분이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 봉~”을 노래한다.

목소리는 떨리고 몸도 부르르 떨고 있다. 내 몸도 같이 그러한 것 같은 느낌이다. 2절까지 다 듣고 나니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진다.

구룡폭포를 타고 미끄러지듯 발길을 돌리니 아쉽기만 하다. 기암절벽마다 전설이 서려있다고 안내원이 열심히 설명해준다. 그렇게 금강은 저물어가고 달빛에 비친 금강산은 또 다른 풍광으로 다가온다.

남북을 포옹하는 듯 은빛이 쏟아진다. 그 느낌은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을 만큼 각인되어 있다. 삼라만상을 품은 듯한 만물상에서는 영겁이 느껴진다.

아득한 머릿속을 비우고 삼일포에 풍덩 빠져 첨벙거리다가 언뜻 정신을 차리니 담배꽁초 여기저기 버려져 있고 쓰레기 뒹구는 곳이다. 손에 잡힐 듯한 금강산을 뒤로 하고 관광버스 의자에 몸을 묻고 통일을 꿈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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