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의회’, 내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
‘닫힌의회’, 내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12.22 00:00
  • 호수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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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모니터 일지

   

차 은 정
의정모니터단 총무

서천군의회는 지난 1일부터 20일 간 2007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예산안 심사는 생각보다 ‘가뿐하게’ 진행됐다. 두께가 10cm는 될 것 같은 예산안을 보는 순간, 의원들이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이내 깨졌다. ‘그래도 예산안 심사인데’라는 생각은 모니터단원들만 했나보다.

지난 15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소위 ‘예산안 심사의 꽃’이라 불리는 계수조정회의가 있었다. 계수조정회의는 제출한 예산안의 항목, 수치 등 세부내역을 조정하는 활동을 말한다. 그동안 ‘의원들의 고유권한’이라며 비공개로 진행돼 전국적으로 시민사회단체 및 지역주민들에게 항의를 받아왔다.

모니터단원들은 군의회가 ‘열린의회’를 지향한다기에 정말이지 순수한 기대감을 가지고 의장 및 의원들에게 ‘계수조정회의를 참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럼 그렇지, 의원들은 전날 비공개원칙을 결정했다나.

예산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해선 철저히 ‘공개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이는 ‘깨끗한 정치’를 지향하는 의원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항목이며 군민들의 군정참여와 예산감시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전제돼야할 원칙이다.

또한 계수조정회의 방청 불허는 군민들의 알 권리와 재산권 등 기본권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서천군민으로서의 나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모니터단 뿐 아니라 언론의 출입을 금하고 속기록 작성까지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예산안 심사의 공정성마저 확보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의원들은 이러저러한 이해관계 때문에 회의내용이 외부로 새나갈 경우 자신들이 곤란하다는 식의 이유를 댔지만, 결국 자신들이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

‘속닥속닥’ 진행된 계수조정회의에서 담합이나 야합에 의한 나눠 먹기식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누구에게 증명할 수 있겠는가.

‘21세기 일류자치 열린의회는 서천군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 문구는 서천군의회 홈페이지 ‘의회의 기능과 권한’에서 첫줄에 나오는 글이다. 군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원들의 말은 ‘거짓뿌렁’이었다.

군의회의 폐쇄성과 보수성이 바뀌지 않는 한, 주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닫힌의회’에게 앞으로 ‘열린정책과 활동’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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