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농촌마을 사업인
그린투어리즘(Green Tourism)이나 도농교류, 체험마을 사업은 일본의 그린투어리즘에서 도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일본은 그린투어리즘
속에 도농교류의 주가 되는 민박이나, 농산촌 체험 프로그램, 생산자 직영 판매장 운영이 주를 이룬다. 일본의 그린투어리즘은 독일에서 배워왔다는
것이다.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생태환경 보존 국가란 점이 주목할 만하다. 우리가 일본에서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운영체계를 빌려왔다면
일본은 독일에서 ‘생태환경’이라는 가치를 도입한 것이 가장 큰 차이라 하겠다. 이번은 기획보도 두 번째로 8박9일 동안 일본의 현지취재에서 만난
‘생태환경’이라는 큰 그릇을 토대로 운영되는 일본의 그린투어리즘을 짚어보고 다음 호에서는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일본 마을 사례를 들여다보기로
한다. <편집자>
첫 기획취재 둘째 날
첫 방문지로 우키하시에서 전면에 나서 우리를 맞은 것은 구민관 히라까 씨였다. 또 오이타현 우사시 아지무쵸의 그린투어리즘 담당자 에토 씨는
“우리가 하는 일은 특별히 없고 농박(농촌민박)을 원하는 사람과 농박과 연결해주는 역할과 농박현황을 소개해주는 정도”라는 것이다.
유후다케산을 경계로 뱃부가 거대 호텔이 들어선 온천관광을 선택했다면 이와 다르게 전통과 생태자원을 자원으로 편안한 휴양 마을을
선택한 유후인시청 히데토 에토 씨도 관공서의 역할은 소개만 해주는 정도라고 했다. 마지막날 방문한 가고시마 현의 그린투어리즘 담당자 아이꼬 씨도
똑 같은 말을 했다.
이들의 말이나 주민들의 태도를 보건데 99% 주민에 의한 주민공동체, 주민공동체의 합의에 의한 운영이 일본
그린투어리즘이 뿌리를 내리게 된 주요인이다.
이것이 우리의 관 주도형 운영방식 도입의 수단으로 주민공동체가 결성되는 것과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내면적인 운영방식에서의 이 같은 차이는 예산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뛰는 우리의 마을주체와 주민공동체를 위해 자발적으로 뛰는
일본의 마을주체의 역할의 차이를 보이게 되는 원인이 된다. 공동체를 영위해 가기 위한 주인의식과 나 보다는 우리가 확연히 드러난다.
예컨대 일행이 묵은 유후인시 긴린코 민예마을의 전통있는 가문을 개조한 기시소우여관 주인은 일행이 기념사진을 여관 배경으로
찍으려하자 “유후다케를 배경으로 하세요”라고 말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여관을 내세우기 보다는 그들의 자랑인 유후다케 산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익숙한 것이 자원이다
일본 그린투어리즘 마을에서 활용하는 자원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것을 활용한다. 일본의 지형적 특성상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온천이다.
대개의 마을은 호텔이나 여관에서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그린투어리즘의 자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린투어리즘의 체계를 확립하고 가치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운영방식과 결과가
확연히 판가름 난다. 일본의 성공적인 그린투어리즘 운영마을은 환경을 거대한 그릇으로 규정하고 그 속에 자원들을 담아낸다는
것이다.
예컨대 우키야시 우키야쵸는 지역자원을 하나의 단자(그릇)로 본 ‘곧단자이론’으로 마을의 가치를 배가시켰다. 마을의 거대한
환경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단자로 보고 행정구, 자연경관을 꼬치에 꿰듯 예쁜 그릇을 정비해 나가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안에 주민들의 생산품이나
다랭이 논 등 생활터전을 자원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지역의 꽃 한송이 실개천이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자원’이 되고
있다. 이일을 주도적으로 실천해 내는 기구가 주민공동체, 마을협의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