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서울시 시녀로 전락하는가!
서천군 서울시 시녀로 전락하는가!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7.06.15 00:00
  • 호수 3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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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연수원 지역경제 활성 ‘빛 좋은 개살구’
헐값에 금싸라기 땅 판 대가 허드렛일 몇 자리


‘서천군공고 제 2007 - 279호’는 ‘서울시서천수련원 위탁운영업체(HTC) 채용추천대상자 모집이다. 지난 4월 20일자 서천군수 명의로 돼 있다.

이 일을 맡아 추진한 곳은 서천군청 정책기획실이며 결과 “서천군민 또는 그 자제 28명이 채용됐고 그중 월호리 주민이 5명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게 기획실의 설명이다. 그러나 누가, 어느 직종에, 얼마를 받고 일하게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HTC에서 알려주지 않아 실제 서천군민이 채용됐는지 파악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게다가 알려진 서천주민들의 경우 해당직종의 경력자가 없으므로 임금은 연 1,250~1,300만 원선으로 그야말로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민의 고용창출’ 선전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명칭부터 서울시에서 ‘서울시 서천연수원’이라고 표기하고 서천에서는 ‘서울시서천수련원’이라고 혼용하고 있는 이 시설의 기대치도 서울시와 서천군이 판이하게 다르다.

서울시는 가만히 앉아 여러 지자체의 모시기에 편승한 서천군 덕에 싼값에 직원들의 휴식처와 서비스를 제공받고, 그뿐 당초 직영하겠다는 약속부터 어겼다. 반면, 서천군은 2004년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30억1,145만여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해 서울시에 되파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당해 추경에서는 1억원의 용역비를 들여 ‘국토계획 변경’까지 해주었다. 또 진입로를 만들어 바치면서 그간 서울시 연수원 유치를 위해 뿌린 예산이 수십억에 달한다.

이에 대해 당시 군의회에서 임성순 재무과장은 “우리군에 과연 무엇이 득이 될 것인지 기획실(당시 실장 이철구, 담당 최창근)에서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우리 군민들을 채용하는 방법, 여러 가지 음식점이나 용역업체도 우리군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약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도로개설 공사로 월호리 마을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집단행동을 했을 때도 군이 적극적으로 나서 서울시를 대변하며 ‘주민채용, 지역경제 활성화’를 무기로 설득했고 주민들은 기대 속에 협조 쪽을 택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위탁업체에 맡겨진 월 100만원 상당의 계약직 몇 개뿐이며 서울시는 일체의 비품을 공개입찰로 결정, 연수원에 들어가는 이불 쪼가리 하나 서천에서 구입하지도 않았다.

서천에서 가장 청정하고 풍광이 좋은 땅을 평당 10만 원선의 헐값에 넘긴 대가로 허드렛일 몇 자리 구걸한 셈이다. 때문에 주민들이 불만의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지역경제 효과는 고사하고 서천군이 투자한 본전을 빼는 것도 몇 년이 걸릴지 미지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군청 건축담당은 “공공건물이라서 달리 건축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니 서울시 맘대로 완공해서 쓰면 된다는 이야기다. 또 해안사구의 파괴에 관한 지적(5월 4일자 1면 참조)에도 해당부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군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현실적으로 오폐수 시설 관리감독 정도라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다.

서울시 서천연수원은 서면 월호리 621-1번지 등 부지  99,173㎡(30,000평)에 건축연면적 5,725평으로 크게 4개 건물이 들어섰다. 객실만 해도 연수용 객실 5평형 15개실과 12~24평형 객실 등 총 151개이다. 이외 대강당, 시청각실, 소강의실, 컨벤션 준비실, 다목적실, 사무실, 린넨실 등의 연수시설을 갖췄다. 편의시설로 사우나, 수영장, 노천탕, 옥외샤워장, 체력단련실, 세탁건조실, 노래방, PC방, 카페, 매점, 식당, 특산물코너 등이 포함돼 있다. 관리시설도 로비부터 각종 설비실까지 완벽하게 갖춘 무궁화 다섯개의 호텔급 수준이다.

서울시는 이 시설을 3년간 25억2,148만5천원(낙찰가 공고하지 않음) 규모로 공모해 HTC에게 위탁했다. (주)HTC-에이치티씨, 대표 김곤중-는 호텔경영 대행·컨설팅 전문 업체로 ‘서울시 서천연수원’을 3년간 위탁받았다.

이어 객실당 100~300만원 규모의 가구, 이불·커튼 등 1억7,300만원 정도를 공개입찰로 사들여 준공식 전인 22일까지 모두 배치토록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천군 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지금도 없고 최소한 앞으로 3년간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사태가 이지경인데도 군은 서울시를 상대로 항변 한번 없이 위탁업체의 채용공고 심부름 따위나 하면서 6월 26일 연수원 준공식을 대대적인 홍보거리로 내세우고 있는 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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