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약한 사람…
술에 약한 사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12.14 00:00
  • 호수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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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갑 현
서천군보건소
내과전문의

어느덧 2007년 한해도 저물어 가는 12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여러 단체나 모임에서 망년회라는 이름으로 술자리가 많을 걸로 예상된다. 하지만 과하지 않게 적당한 음주 습관으로 한 해를 잘 마무리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 사회는 음주의 후유증을 잘 알면서도 술을 못하는 사람이나 여성은 물론이고, '한두 잔은 괜찮다'면서 환자에게까지 술을 강권하곤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한잔의 술도 독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한다면 이제는 그러한 상황에서 태도는 달라져야 한다.

음주를 특별히 조심해야 될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왜 조심해야 하는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술의 인체에 대한 영향은 에틸알코올(에탄올)이나 그 대사체인 아세트알데히드에 기인하며, 에탄올에 의해 발현되는 인체반응의 정도는 혈중 알코올 양과 알코올에 대한 반응민감성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알코올 분해효소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어

알코올분해효소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은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그 효소의 활성이 약하기 때문에 혈액 내로 많은 양이 들어가며, 분포과정에서도 체내 수분량이 남성(약60%)에 비해 여성(약54%)이 적기 때문에 동일 양의 에탄올을 섭취한 경우 수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에서 알코올의 혈중농도가 더 높고 그 작용도 더 강하게 발현된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알코올 대사효소의 활성을 방해하고 알코올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알코올의 독성을 더 강화시킨다.


음주 후 홍조는 알코올 대사능력이 없다는 신호

선천적(유전적)으로 알코올 대사 능력이 약한 사람들이 있다. 보통 정상 성인이 알코올 분해효소로 대사 시킬 수 있는 에탄올량은 시간당 7~12g으로 맥주 두잔 정도에 해당한다.

대사 속도는 간의 용량에 비례한다. 한 잔의 술에 의해서도 얼굴이 홍당무가 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들은 알코올 분해 능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사춘기 연령의 어린 사람들은 알코올 대사효소 활성도 약하지만 알코올에 대한 민감성이 매우 높고, 중독에 빠질 위험성도 높으며, 그렇게 되면 중추신경계 독성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임산부, 간질환을 앓는 사람, 정기적으로 다른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금주를 해야 한다.


술에 장사 없다

간혹 자신의 최대 음주량을 자랑삼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은 술을 아무리 마셔도 괜찮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술이 세다는 것은 술을 분해하는 속도가 빠르고 알코올에 의한 반응성이 부분적으로 무디다는 것이지, 인체가 술에 버티는 힘도 강하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알코올에 의한 간이나 뇌 등 인체 각 장기의 손상 정도는 마신 술의 양 즉, 알코올의 혈중 농도와 알코올이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에 비례한다.

따라서 술이 세다는 이유로 폭음을 하고 항상 술에 취해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장기의 손상이 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07년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자칫 술로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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