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공기와 감기
찬공기와 감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3.03 00:00
  • 호수 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성 기
서해병원 소아과장

일반적으로 찬 공기는 호흡기에 좋지 않고, 특히 감기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왔다. 의학계에서도 이러한 통설에 일반적으로 동의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찬 공기가 감기, 기관지염, 폐렴, 또는 다른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그렇다면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왜 감기에 자주 걸리는 걸까? 찬 공기는 호흡기의 점액을 통한 이물질 배출과 같은 중요한 방어 기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호흡기는 섬모라고 불리는 미세한 털이 가득 깔려있는 매우 얇은 점액막층으로 덮여 있다.? 점액막층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이나 기도 내 분비물을 효율적으로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점액막층이 차갑고 건조한 공기, 매연이나 담배연기 같은 자극성 화학물질 등에 노출되면 점액막층의 기능이 저하되어 호흡기가 감염에 민감하게 되는 것이다.

호흡기의 건강에 관여하는 중요한 공간은 바로 비강(콧속)인데 비강은 흡입된 공기로부터 연약한 폐 조직을 보호하도록 잘 설계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비강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의 습도를 줄이거나 늘려 폐에 들어가는 공기의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시켜 준다. 흡입된 공기의 온도도 마찬가지로 따스하게 조절해 준다. 찬 공기를 흡입하게 되면 비강 점막의 모세혈관이 팽창하고 찬 공기를 데우기 위해 따스한 혈액이 콧속의 점막조직으로 모이게 된다.

따라서 점막이 충혈 되고, 코막힘이 생겨 흡입한 공기 속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어렵게 만들게 된다.어떤 종류든 호흡기 감염에 걸리려면 우선 원인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되어야 하고 이 때 찬 공기를 흡입한다면 감염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감기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본다.우선, 춥고 건조한 날씨에는 오랜 시간동안 밖에서 지내지 않는 것이 좋고, 불가피하게 추운 데 있어야 하는 경우엔 찬 공기가 직접 폐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코로 호흡하는 것이 좋다.

방한대를 두텁게 해서 착용한다면 좀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다.평소보다 좀 더 물을 많이 마시고 공기가 건조하다면 실내에 가습기를 켜 주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코와 기도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면 점액막층의 이물질 제거기능이 보다 향상되어 감기와 세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할 수 있다.

손을 자주 씻는 것도 감기예방에 중요하다. 입이나 코로 들어가기 쉬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양을 줄여 감염증의 발생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호흡기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감기에 걸린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는 게 좋다. 감기가 많이 유행하는 계절에는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