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에서 부르는 ‘故鄕의 노래’
타향에서 부르는 ‘故鄕의 노래’
  • 최현옥
  • 승인 2002.10.10 00:00
  • 호수 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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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이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그에게 있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정지용 시인의 ‘향수’처럼 하나의 영상으로 가슴속에 살아 숨쉰다. 그 그리움은 시의 후렴구처럼 꿈에도 잊혀지지 않고 애향심이 된다. 문산면 신농리 출신의 박명규씨(62·서울시 도봉구) 역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사 및 사무국장을 겸직하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영화의 자료처럼 보존하고있어 찾아가 보았다.
“수구초심(首邱初心)이라는 사자성어처럼 고향은 언제나 아늑한 공간으로 저의 가슴속에 살아 있습니다”
자신을 찾아준 고향의 기자를 대하는 박씨는 마치 어릴 적 함께 뛰놀던 소꿉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워하며 그리움의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고향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처럼 자신의 가슴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고향이라는 단어 하나에 이처럼 가슴이 설레는 자신을 주체할 수 없단다.
특히 개울에서 물장구 치며 멱감던 고향냇가, 밤이면 몰래 참외와 수박서리를 하던 푸른 들녘,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친지들이 함께 모여 얘기꽃을 피우던 일 등은 각박해지는 도시생활에서 더 애틋함으로 다가온단다.
하지만 고향은 아득히 멀리 있다. 종종 다녀가고 싶지만 시간과 거리의 문제로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이다. 이에 박씨는 지난 3일날 고향을 방문하여 선산을 돌아보고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장·군 단지를 현장답사 하였다.
이는 박씨가 지난 37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문화행사와 관광지 개발을 위해 예산 지원에 심혈을 기울인 것처럼 앞으로 지역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서천출신의 사무관 이상의 모임인 서또공회에서 회장직을 맡으며 지역의 현안을 파악하고 출향인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해야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박씨가 이렇듯 고향에 애착을 갖기 시작한 것은 한국문화관광공사 예산·기획을 담당하면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 상황을 감안할 때 서천지역의 발전의 여지가 있는 관광과 문화·예술을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다.
새벽 4시 30분이면 기상을 하는 박씨는 “준비하는 자만이 벌레를 잡을 수 있다”며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지역 민들이 해야 할 일도 제시한다.
출향인들에게 관광투어를 통해 지역의 현안을 파악하도록 만들고 적극적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활신조처럼 지역 민들과 출향인이 하나가 되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아야 한단다.
쉽게 갈 수 없기에 그리움이 쌓이고 그리운 만큼 가고픈 마음이 서려 있는 고향, 현대의 실향민은 북녘땅이 고향인 사람들뿐이 아닌 바쁜 세상살이에 고향에 가보고 싶어도 뜻대로 가 볼 수 없는 우리네 모두가 실향민이라는 박씨. 서천사랑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지역 발전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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