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의 대명사 갈꽃비, “아 옛날이여∼”
방청소의 대명사 갈꽃비, “아 옛날이여∼”
  • 최현옥
  • 승인 2002.10.24 00:00
  • 호수 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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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유외강 겸비한 갈대는 우리가 배워야할 교훈
‘탁…틱’ 부드러운 갈꽃을 꼼꼼이 엮어 가는 그녀의 손길은 투박하고 마냥 단조롭기만 하다. 하지만 갈꽃과 30여년을 살아오며 갈대의 잡초근성을 배운 그녀는 하얀 눈발 같은 갈대꽃보다 더 고귀한 자태를 뽐낸다.
“이제는 다 옛날 같지 않네요”
‘우웅∼’하는 진공청소기가 빗자루를 대신하며 수요가 줄어 마을의 전통이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운 장금자씨(서천읍 삼산리·53)는 아쉬움을 짧은 대답으로 대신한다.
“시집오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갈꽃보다 더 아름다운 이야기꽃을 피우며 빗자루를 만들던 때를 생각하면 그립다”는 장씨는 마을의 명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러나 모든 것이 정말 옛날 같지 않다.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촬영지로 선정되었을 만큼 갈대가 많던 서천에 갈대그가 사라지면서 타 지역에서 채취를 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
“기본이 되는 재료가 사라지면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장씨는 겨울철 소일거리 없는 농촌 여성들에게 갈꽃비는 부업으로 안성맞춤이란다. 그래서 1978년 특산단지로 지정되어 농특융자금을 지원했던 것처럼 특산품 보호를 위한 많은 자구책이 필
요함을 지적했다.
“갈꽃이 한참 올라오는 땡볕 밑에서 재료 채취가 어렵지만 창고 가득 갈대꽃을 말려 들여놓으면 뿌듯하다”는 장씨.
30여 년 빗자루를 만들며 빗자루 장이는 아니지만 20여분이면 한 작품을 완성, 하루에 50여 점의 비를 만드는 장씨는 이제 갈꽃비의 최고가 되었다.
“지금은 빗자루를 엮을 때 라이온 끈을 사용하지만 과거 모시에 염색을 해서 만들었다”는 장씨는 과거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지만 주위 여건이 어렵다며 과거처럼 공동작업이라도 이뤄지길 바랬다.
근 들어 갈꽃비는 본래 청소의 기능에서 벗어나 관상용으로 애용되고 있으며 대부분 전라도에서 주문을 받고 지역에서는 도매판매를 하고 있다.
연약한 여성을 상징하는 갈대, 하지만 가난한 시절 꽃으로 생계를 담당했던 비는 갈대의 질긴 생명력으로 강한 어머니 상을 대변하고 있다.
개 눈 감추듯 빗자루 하나를 뚝딱 만들어 내는 장씨의 빠른 손놀림에서 장인의 손길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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