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 낼 때 마라톤의
쾌감 ‘감동 그 자체’
‘헉 헉∼’ 숨이 가빠오며 심장은 터질 것 같고 팔다리에 힘이 빠져나간다.
얼마큼 달려왔을까 삶의 속도는 느려지고 결승선은 너무나 멀다. 달려라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환영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으로 터벅거리며 육체와 정신이 혼미해진다.
옥산 방면, 금강 하구둑, 송림 백사장 등 서천 어느 곳도 그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20여 년 동안 마라톤과 함께 해온 정갑연씨(39·장항읍 신창리)는 오늘도 서천 곳곳을 발로 뛰며 자신을 시험하고 있다.
“오래달리기를 하며 극한 상황에 닿을 때 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돼는 것 같습니다”
마라톤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정씨는 비록 대회에 출전하여 좋은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시험하며 스스로의 도전과 응전을 통해 좀더 성숙해 가는 것을 느낀다.
특히 마라톤은 자기 조절이 중요한 운동인 만큼 신체의 안락함에 대한 유혹에서부터 주위의 많은 요소들을 제어하며 데드포인트에서 삶의 극한을 통해 좀더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한단다.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부문에 두각을 나타냈던 정씨는 중·고등학교 시절 선수로 발탁되어 전국소년체전과 도민체전 등에서 중·장거리 선수로 화려한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로 운동을 접고 군대에 입대를 한다. 그곳에서 다행히 실업팀출신의 동료를 만나 마라톤 연습을 하며 자신의 기량을 키워나갔다. 주위 사람들에게 지구력이 좋다는 평을 듣는 정씨는 재대 후 본격적으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다.
인근은 물론이고 강원도, 경상도 등 여러 대회에 참가하였으며 참가 신청이 온라인으로 불가능했던 과거에는 회사를 3∼4일 결근하는 경우도 많았다.
평상시 회사일을 마치고 달리기를 하는 장씨는 경기 일정이 잡히면 몇 달 전부터 더 고된 훈련에 임한다. 자신을 지도해주는 코치가 없는 만큼 인터넷에서 훈련 법을 찾아 자신의 부족한 기량을 쌓고 식이요법을 통해 몸 관리를 한다.
그런 노력의 결과 였을까 얼마전 있었던 도민체전과 금강건강마라톤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지난 2000년에는 전주·군산 국제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서 11등을 하였다.
“나이가 들면서 경기의 실적보다는 건강 유지를 위해 달리기를 한다”는 정씨는 “이제 정말 마라톤을 즐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인생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만의 것이듯 지속적으로 기록에 도전하며 삶의 활력을 찾는다”는 정씨. “가끔 삶에 지쳐 길을 잃고 혼미해지지만 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듯 오래달리기를 통해 자신을 다잡는다”며 체육복차림으로 대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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