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돈쓰는 군공무원들
생각 없이 돈쓰는 군공무원들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1.05.30 16:01
  • 호수 5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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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사업들과 관련해 관공서의 공무원들을 취재하다 보면 주민들은 군이나 정부예산을 지원받기가 참 어려운데 군공무원들은 주민들의 혈세로 만들어진 예산을 참 쉽게 쓰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장애인들이 자녀교육비나 장애수당을 받으려면 금융사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금융정보, 신용정보 등을 모두 조사 받는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생계비를 지원받거나 한부모가정이 교육지원금 등을 받으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군공무원들은 어떤 건물이나 시설물을 짓거나 설치할 때 그것을 만들고 설치하는 비용만 생각할 뿐 사후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는 철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눈에 띈다.

건립 후 관리비용에 대한 대책 없이 다른 시·군은 1억여원이 소요된다고 ‘하더라’는 정보만으로 추진 중인 스포츠테마파크가 그렇고 절전효과가 있다는 업체 측의 말만 듣고 검증절차 없이 129개소 공중화장실에 설치한 자동절전시스템도 그런 예다.

최근에 이상재 생가 주변정비사업이 완료된 후 10여개의 가로등을 밤새도록 환하게 밝혀 전기요금 나갈 것이 아깝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다.

담당자에게 이 사업에 들어가는 시설물 별 설치비와 함께 관리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물었다.
별도의 사업계획서가 없다는 대답도 놀라웠지만 “시설물별로 들어간 비용은 정산내역에서 뽑아내서 산정해야 하고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이 들어 가겠죠”라는 성의 없는 답변이었다. 그래서 1년에 들어가는 전기요금을 얼마나 될 것인지 물었더니 “아직 1년이 안지나봐서 알 수 없다”는 무책임한 대답이었다.

주민들의 혈세인 군예산이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전기제품 하나를 사들일라 치면 알뜰한 주부들은 전기요금이 얼마가 더 나올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정확하게 얼마가 들어가는지 알 순 없지만 가로등 1개소당 1년 예상 전기요금은 얼마인지, 하루 일정시간 일 년을 켜놓게 되면 얼마의 전기요금이 나오게 될 것인지 등 관리비용도 예상해야 치밀하고 계획성 있는 예산이 세워질 것은 당연하다.

용역을 거칠 때도 사업계획이나 설계에 어떤 제품을 사용할 경우 얼마의 관리비가 들 것인지에 대한 것까지 요구하고 검토해야 한다.

매년 재정이 어렵다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도 정확하고 치밀한 예산을 세우지 못해 일년에 몇 차례씩 추경예산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 추경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이 군공무원들이다.

추경예산은 부족하거나 남는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 사전에 알 수 있는 예산을 추가하고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 성립한 이후에 생긴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예산이다.

제발 만들어주고 생색내는 데만 치중하지 말고 꼭 들어가야 할 곳에 혈세가 쓰여질 수 있도록 100원에도 신경을 곧추세우는 ‘알뜰한’ 서민가계 운영의 지혜를 익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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