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곳 잃은 화재피해주민에 희망 심어준
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 ‘생공주’들
살 곳 잃은 화재피해주민에 희망 심어준
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 ‘생공주’들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1.09.26 10:08
  • 호수 5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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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생활쓰레기분리배출 체험에 나선 서천군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 회원들.
 
지난 16일 서천군자원순환센터에서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체험을 마친 서천군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이하 생공주) 회원들은 체험일정을 마친 후 곧바로 또 어디론가 향했다.
그녀들이 지난 모시문화제에서 모시경단 등을 만들어 팔고 남은 수익금을 한 화재피해주민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들이 찾아간 곳은 서면 원두리의 한 비닐하우스.
요즘 그곳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홍용희씨(45)는 이달 초 불의의 화재로 흔적도 없이 집이 모두 타버려 살 터전을 잃고 말았다. 이날 찾아간 홍씨는 늦은 오후 시간임에도 지난 밤 절망감으로 마신 술로 인한 숙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성금을 전달하기로 했던 생공주 회원들은 제대로 된 냄비하나 건지지 못하고 몸만 겨우 빠져나와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는 홍씨의 모습에 돈보다는 주부들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할 것 같다며 홍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오후 생공주의 전형옥 회장과 회원들은 홍용희씨의 비닐하우스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중고가전과 가구 등을 판매하는 종천알뜰매장의 김석진 대표와 함께였다.
이날 만난 홍씨는 며칠 전과는 달리 세수도 말끔하게 하고 옷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하우스 안팎을 청소하고 있었다. 가족들도 무관심으로 외면한 채 절망에 빠져 있던 홍씨에게 생공주들의 방문이 희망의 촛불이 돼 준 것일까. 


냉장고, 옷장, 전기밥솥, 라면, 생수, 양말, 속옷 등등…생공주들이 시장 곳곳을 돌며 장만한 생필품과 가전, 그리고 그녀들의 얘기를 우연히 접한 김석진 대표가 후원한 옷장, 서랍장 등은 홍씨가 정리해 놓은 비닐하우스에 자리를 잡았다.
전형옥 회장은 홍씨의 손을 꼭 잡고 “끼지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고 잘 지내세요. 그리고 저희도 종종 들러보며 어려움을 함께 나눌께요”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녀들이 돌아간 후 마흔다섯살 총각 홍용희씨는 “형제들도 한 번 와보지 않는 힘든 상황에서 이렇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줘 감사할 뿐이다”며 미처 말하지 못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다부지게 포부를 밝혔다. 그의 힘으로 장만했던 암소와 얼마 전 태어난 송아지를 밑천삼아 작은 축사를 지어 재산도 불려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집터에 그의 힘으로 새로 살 집을 짓고 새 출발을 해나가겠다고.


어미소 옆에서 새까만 눈을 반짝이는 송아지와 홍씨의 비닐하우스 옆에서 그의 곁은 지키는 어미개와 쫄랑쫄랑 그 곁에서 장난치기 바쁜 세 마리의 귀여운 강아지들이 홍씨의 희망찬 앞날을 보여주는 것 같은 평화로운 한 폭의 그림 같이 느껴지는 오후였다.

▲ 지난 19일 서면 원두리 화재피해주민 홍용희(오른쪽 두 번째)씨를 방문한 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 전형옥 회장(왼쪽 두 번째)과 김석진씨(맨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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