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천안·예산·보령·태안 지역을 중심으로 향토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하는 향토사학자로서 특히 나는 지난 30여 년 간 충남 천안과 내포지역의 항일독립운동사를 정립하는 데에 일조를 해왔다.
그 후 천안북중과 천안중에 근무할 당시에 이백하 선생이 기초하고 조인원 선생이 기미년 4월 1일 아우내장터에서 낭독한 항일독립선언서를 발굴해 언론의 주목을 받아 향토사학자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다.
그런데 최근 몇 해 전부터 해마다 3.1절이 돌아오면 독립기념관에서 성대한 기념식이 엄숙하게 개최되고, 아우내장터에서 봉화제 행사가 활기차게 전개되고 있지만, 내 마음은 그저 착잡하기 그지없다. 왜냐하면 지난 7년 동안 구국동지회 이름으로 발표된 아우내장터 독선선언서 원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보았지만, 아직까지 원본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신문과 방송은 물론 지역문화원과 시민단체, 국가보훈처와 광복회 등을 중심으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 원본을 찾기 위해 널리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 찾기운동>을 전개하고, 국가 기록보존소를 직접 방문해 독립선언서 원본과 구국동지회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았지만 허사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협조해 주는 데가 아무데도 없어, 이제는 절망적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실증주의 사학을 신봉하는 강단사학자들이 아직까지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 원본을 찾지 못하고, 구국동지회에 대한 기록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의 생생한 증언과 기록을 무시 내지 부정하고 있으니 정말로 안타까운 마음 이루다 형언할 수 없다. 심지어는 조작 가능성까지 들고 나와 나는 물론 항일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가느다란 한 가닥 희망은 있다. 3000여명의 성난 애국 시민들이 아우내장터에서 목이 터져라 항일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지금 어디엔가 살아남은 후손들이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를 소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미력하지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전국적으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 원본 찾기 운동을 전개하고, 구국동지회의 실체를 밝히는 데에 배전의 노력을 경주할 각오이다. 그리고 내가 학계에 최초로 제기한 천안역전 3·3독립만세운동에 대한 실체를 밝히고,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는 데에도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매진할 각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