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청소년의 어머니가 되고 싶다
모든 청소년의 어머니가 되고 싶다
  • 최현옥
  • 승인 2003.03.13 00:00
  • 호수 1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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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자원상담원 나미순씨
질풍노도의 청소년기,
나씨는 그들의
순풍이 되고 있다.


그들은 모험과 낭만이 있는 저 광활한 바다를 건너 아직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섬에 정착해 꿈을 펼치려했다. 그러나 바다는 잔잔함을 보여주는 여유와 함께 불현듯 비·바람이 몰아치고 거대한 파도가 요동친다. 두 얼굴의 바다, 거친 파도를 훔쳐내 바다를 잠재우며 항해를 돕는 순풍 같은 여인을 만났다.
“청소년들이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자원상담원으로 청소년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나미순(55·서천읍 사곡리)씨는 진로, 가족, 이성, 성격 등 다양한 고민으로 혼돈에 휩싸인 청소년들이 가치관을 정립하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
지난 91년 교육청에서 실시한 어머니 자원봉사단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청소년상담실에서 활동중인 나씨는 불과 10년 전 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나 청소년 문제는 단순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기성세대의 책임을 느끼고 청소년을 일선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또 청소년기를 먼저 경험한 선배임과 동시에 자식을 둔 부모로서 그들이 주체적 자아로 서도록 지평을 제시하고 싶었다.
청소년자원봉사원인 나씨의 역할은 성, 금연 교육시간의 보조역할과 집단상담 등이다.
학교 상담실에서 10여명의 학생과 집단으로 진행되는 상담은 장래희망, 부모와의 관계, 가장 좋았던 일과 감사해야 할 사람 등 다양한 주제로 이뤄진다. 집단 상담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것뿐만 아니라 교우간에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돼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앙금을 푸는 시간이다. 이렇게 진행된 상담은 학생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며 스스로 길을 찾도록 유도한다. 즉 상담은 성격을 재구성하려는 의도보다 개인이 지니고 있는 것을 발달시키고 그와 타인의 삶에 의미 있는 문화적 환경에 개인적인 적응을 하는 것과 관련되는 것이다. 또 “내담자로 하여금 어떤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거나 또는 그의 능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다”는 것이 나씨의 주장.
일대일의 상호작용 속에서 상담자들을 자신의 자식처럼 사랑으로 감싸주는 나씨, 그녀의 모성애를 느낀 학생들은 스스로 상담을 의뢰해 왔고 2∼3주 지속적인 만남을 갖기도 했다.
“과거에 상담했던 학생이 밝은 모습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할 때 보람이 배가된다”는 나씨는 “청소년은 연약한 식물과 같아 상처 입기 쉽다”며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당부했다.
상담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만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라 신중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씨는 자신의 문을 먼저 열고 수년동안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학생들을 대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한남대 평생교육원 상담과정을 밟았으며 올해는 상담사 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
“상담을 끝내며 일기 쓰기를 권한다”는 나씨는 일기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자신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또 학부모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성을 먼저 고려해주길 당부한다.
“학교에 상담실이 개소돼 있지만 활용도가 낮아 아쉽다”는 나씨는 “청소년 상담은 대부분 문제학생만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일반적인 관념인데 어떤 장소와 어떤 주제로든 가능한 것이다”며 많은 청소년들이 상담소를 스스로 찾길 권했다.
청소년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는 나씨는 거친 바다인 동시에 아량으로 그들을 감싸주는 넓은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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