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주년 기념 역사서’ 해 넘긴 지가 언젠데…
‘600주년 기념 역사서’ 해 넘긴 지가 언젠데…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4.04.21 13:59
  • 호수 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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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탄생기념 사료전은 예산 90%가 한 업체에…
지출결의는 ‘500주년’ 기념사업…서류검토도 제대로 안해

▲ 서천지명탄생 600주년 기념사업 지출결의서에 ‘500주년’기념행사라고 기재돼 있다.
지난해 추진된 서천 지명탄생 600주년 기념사업 예산이 치밀한 준비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됐다는 지적과 함께 철저한 감사를 통해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군은 지난해 서천지명탄생 600주년을 맞이해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했다.
기존에 치러지던 행사들과 연계한 사업 외에 순수 600주년 기념행사에만 4억3719만9000원이 투입됐다. 정작 600주년 기념 조형물 하나 세우지 못한 채 이중 25.4%인 1억1200만원을 연예인 초청 등 각종 공연비로만 집행해 소모성 행사에 예산이 집중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마무리 됐어야 할 600주년 기념행사가 충분한 준비기간 없이 급조된 탓에 아직까지도 사업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조순희 실무위원장이 원장으로 있는 서천문화원이 추진한 ‘600주년 기념 역사서 발간 사업’은 지난해 10월 책도 발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간기념 강연회를 개최해 주민들에게 황당함을 안겨준 바 있다. 군은 지난해 11월 열린 ‘서천 지명탄생 600주년 기념사업 평가결과보고회’에서 ‘역사서는 11월 중 발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를 넘기고  수개월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역사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역사서라는 게 여러 가지 사료들을 검토해야 하는 작업으로 짧은 시간에 만들기 어렵다는 문화원 측의 보고가 있었다”며 “이에 어차피 발간기념 강연회에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만들자고 했다”고 해명했다. 또 문화원 관계자는 “삽화 작업 등은 이제 마쳤으며 4월 중 역사서가 발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 주민은 “책도 없이 발간기념 행사를 하는 우스운 상황을 연출하더니 600주년이 지난 지가 언젠데 600주년 기념 역사서라고 하기도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또 “실질적으로 발간될 때 또 기념행사를 해야 하는 거냐”며 “다시 해도 예산낭비, 안 해서 홍보부족으로 인한 관심 저조를 초래해도 예산을 낭비한 꼴이다” 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예총 서천지회(회장 김만자)가 주관한 ‘서천지명탄생 600주년 기념 사료전시회’에 투입된 예산 2000만원이 이사회의 심의 한 번 없이 집행된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예총 서천지회의 한 감사는 “군 보조금 2000만원을 지원받아 개최한 기념사료전을 진행함에 있어서 단 한 차례도 이사회를 열고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한 개인의 의사만으로 예산이 집행됐다”고 밝히며 문제를 제기했다.


예총 서천지회가 정기총회에서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창강 조속 선생의 작품 28점과 서천의 옛 모습 사진 20점이 전시된  기념사료전에 투입된 예산은 총 2000만원이다. 이는 사진 액자 및 표구비 996만원, 현수막 및 리플렛 제작비 117만9540원, 작품출력비 420만원, 작품 복사비 170만원 외에 다과비, 초청강의비, 작품설명서 제작비 등으로 지출됐다. 특히 총 사업비 중 1833만9540원이 비교견적서도 없이 예총 서천지회의 한 이사가 운영하는 업체로 지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사)서천생태문화학교가 추진한 ‘우리동네 사람들 플래카드 아트전’은 폭 14m, 높이 1,8m 크기의 현수막 단 1장을 제작·설치하는데 500만원이나 지출됐을 뿐 아니라 홍보가 되지 않아 주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외에서 군이 직접 추진한 사업들의 정산서류 중 상당수의 지출결의서에는 세출항목이 ‘서천지명탄생 500주년 기념사업’으로 기재돼 있음에도 결재가 완료돼 있어 최창근 총괄과장과 조순희 실무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서류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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