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한국 탈핵’ 가능하다
■ 특집/‘한국 탈핵’ 가능하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4.04.28 15:03
  • 호수 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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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 후손에게 두고두고 못할 짓
사용후 핵연료 10만년 보관해야…
원전 줄이는 선진국…한국에서만 올인
▲ 지난 21일 오전 문예의전당 소강당에서 ‘탈핵 강의’를 하고 있는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현재 23개이다. 여기에 더하여 5개는 짓고 있는 중이고 앞으로 10개 정도 더 지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 후면 러시아보다 더 많아져 세계 3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한국 탈핵>의 저자인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가 서천 문예의전당 소강당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알아보고 탈핵을 모색하는 강의를 했다. ‘어린이책연대 충남연대’가 주최하고 ‘어린이책연대 서천지회’가 주관 했으며, 뉴스서천이 후원한 이날 강의에는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해 김 교수의 강의 내용을 들었다. 이날 김 교수가 강의한 내용 중 주요 부분을 발췌하여 요약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

 

◇10만년을 보관해야 하는 사용후 핵연료

원자력발전소의 발전 원리는 불질러서 물끓여서 증기터어빈 돌리는 화력발전소와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불을 때는 연료가 다른 것이다. 화력발전소는 석탄이나 석유, 그리고 가스도 조금 땐다. 그런데 원자력은 우라늄을 연료로 한다. 가늘고 길이가 4.5m 정도 되는 긴 관이 있다. 이 파이프 안에 우라늄을 일열 종대로 집어넣는다. 이를 핵연료봉이라 한다. 핵연료봉을 집어넣고 중성자로 때리면 우라늄 한 분자가 깨지면서 중성자가 3개 튀어나온다. 이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을 또 깬다. 또 중성자가 튀어나온다. 연속적으로 우라늄이 깨지면서 열이 나게 된다. 그 열이 엄청나게 많다.


핵연료는 한번 집어넣으면 4년 반 동안 쉬지 않고 물을 끓인다. 다 타고 나서도 뜨겁다. 그래서 물통 안에 넣고 찬물로 이를 식혀야 한다. 최소 10년을 식혀야 한다. 식히고 나면 이제 안전하니까 쓰레기 매립장에 갖다 버리면 되나? 안된다. 여전히 방사능이 많다. 그 식어버린 핵연료, 사용후 핵연료를 사람이 맨눈으로 보면 죽는다. 그래서 이거를 안전하게 따로 보관해야 한다. 최소 10만년을 보관해야 한다.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것이 10만년 전이다. 4만년 전에 아시아와 유럽에 퍼졌다. 한반도에 산 것은 1만2000년 전이라고 교과서에 나와 있다. 그 10만년 동안 이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된다.


이것이 가장 큰 숙제이다. 10만년 동안 안깨지는 방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불가능하다. 콘크리트로 아무리 잘 지어도 50년 100년이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은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못할 짓을 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사고 어떻게 일어났나.

지진이 왔다. 원자로 안에 들어있는 물이 빠져버렸다. 불은 안꺼지고 물은 없다. 어떻게 되는가. 주전자 타듯이 원자로가 녹아버렸다. 이를 노심용융이라 한다. 노심 용융이 일어나면 지구상에 이를 담을 그릇이 없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들은 이렇게 원자로가 녹아 밑으로 주루룩 흘러버렸다. 콘크리트 바닥에 놓이게 됐는데 콘크리트도 광물질이다. 광물질은 특정온도가 되면 모두 녹는다. 그 콘크리트 아래는 바위, 돌, 흙이다. 이들도 광물질이다.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면 다 녹는다. 밑으로 쭉 내려갔다. 얼마나 내려갔는지 모른다. 노심용융된 핵연료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른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 그래서 로봇을 집어넣었다. 일제 로봇, 세계 최고이다. 들어가자마자 즉사했다. 이 녹아버린 핵연료 지금 어디 있는지 인터넷 아무리 뒤져봐도 사진 한 장 없다. 이게 바로 핵사고이다.


사고 나면 정말 대책이 없다. 이걸 꺼내야 되는데 어떻게 꺼내는가. 가만 놔두면 또 터지게 생겼기에 식히기 위해 물을 붓는다. 물을 부으면 쭉 내려가 이 핵연료를 식힌다. 그리고 난후 이 물은 어디로 가는가. 콘테이너에 담아 놓느냐. 아니다. 일부 담아 놓지만 나머지는 태평양으로 나간다. 이게 바로 오염수이다.
그러면 이 오염수는 녹아버린 핵연료 치울 때까지 나온다. 원전 전문가들은  적어도 50년 이상 혹은 100년까지 오염수가 나온다고 본다. 우리 살아 생전에는 오염수가 안끝난다. 일본에서 현재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전체를 보면 1호기, 2호기, 3호기 이 세 개가 전부 노심용융이 됐다. 셋 다 원자로가 뚫리고 땅을 파고 내려가고 있다. 물을 붓고 있고 오염수는 나오고 있다.


일본 오염지도를 보면 도쿄를 포함한 반경이 350km 이내가 고농도 오염지역이다. 350km이면 부산 고리원전에서 의정부까지이다. 한국에서 사고 나면 남한 전체가 고농도 오염지역이 된다.

◇후쿠시마 방사능이 미치는 영향

일본 땅의 70%가 오염됐다. 이는 농산물의 70%가 오염됐다는 뜻이고 밥상의 70%가 오염됐다는 얘기이다. 그 밥상을 일본사람들은 3년 동안 받았다. 앞으로 얼마 동안 받을 것인가. 땅의 오염은 약 300년 간다. 세슘의 반감기가 30년인데 그거 10번은 지나야 사라진다. 일본 사람들 앞으로 300년간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매일 먹어야 한다. 앞으로 어찌될 것 같은가. 건강한 애기를 낳고 키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나라 끝난다. 특히 땅이 좁은 나라는 더 그렇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땅이 더 좁다. 핵사고 나면 밥상 100%가 오염된다. 여기서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해상오염도 한번 보자.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로 세슘이 갔다. 그리고 한 바퀴 도는 데 5년이 걸린다. 앞으로 2년 안에 돌아온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는 등잔 밑이 어두운 격이다. 정말 운이 좋다. 편서풍이 불어 바람도 미국으로 가고 해류도 미국으로 간다. 미국이 직격탄 맞은 것이다. 한국은 훨씬 가까운데 영향이 적다. 우리나라도 영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세슘이 왔다. 그러나 미국보다 그 양이 훨씬 적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근해 깨끗해 보인다. 진짜 깨끗하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느냐면 사고 나자마자 측정기를 사서 측정을 했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나는 수산물 괜찮다. 우리나라 농산물 괜찮다. 천만 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 2년 후면 돌아온다. 얼마나 오염될 지는 미리 알 수 없다. 그때 가서 측정 해봐야 한다.

◇방사능의 영향을 줄이려면…

방사능에 피폭이 되면 제일 많이 걸리는 게 암이다. 그 다음이 유전병이고 세 번째가 심장계 질환이다. 그 외에도 중추신경계 질환, 폐렴, 백내장 등 굉장히 많은 질병들이 발생한다.
체르노빌 사고가 1986년도에 있었다. 그 당시에 땅이 오염됐다. 방사능이 바람 따라 왔다갔다 하다가 비 오면 땅에 떨어진다. 그게 낙진이라는 건데 이게 땅에 떨어져 오염이 되면 300년이 간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5년 10년 지나 암 발병률이 올라갔다. 이게 300년 동안 올라간다. 앞으로 100년 후에 태어나는 아이도 그 지역에 사는 한 그 지역에서 나는 오염된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 체르노빌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을 보라. 그런 일이 앞으로 일본에서 발생할 것이다.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이 여성 갑상선암이다. 2등은 유방암이다. 우리나라에 원자력발전소가 네 군데 있다. 영광에 있고, 울진에 있고 제가 사는 경주에 있고 그리고 부산에 있다. 이 원전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암에 많이 걸린다. 그 중에 1등이 여성 갑상선암, 2등이 유방암이다. 방사능은 여성을 집중 공격한다. 그리고 어릴수록 방사능에 더 민감하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났을 때 방사능이 우리 국민들 몸 속에 들어올 때에는 어떤 경로로 들어올 것인지 생각해 봤다. 우선 외부냐, 내부냐로 나뉜다. 외부피폭은 방사능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고 내부 피폭은 방사능 물질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내부피폭은 두 가지 경로로 들어온다. 첫째는 호흡기를 통해서 폐로 들어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오염된 음식을 통해서이다.


방사능 물질이 몸안에 들어오면 어떤 것들은 만 년이 지나야 나간다. 그래서 음식을 통한 피폭이 가장 무섭다. 후쿠시마 사고로 우리 국민이 방사능 영향을 받는다고 할 때 외부피폭 거의 없었다. 음식을 통해 들어온다. 후쿠시마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대해 음식만 조심하면 된다.  뭘 조심해야 하냐. 일본산 수산물이다. 명태, 고등어, 대구 이 세 가지만 조심하면 거의 충분하다.

◇기준치 이내면 안전한가?

정부와 원자력계는 그동안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라고 말해왔지만 안전기준치가 과연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 방사능에 안전기준치는 없다.
의학 교과서에는 기준치라는 말은 없고, ‘최대허용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최대허용량은 “그 이하에서는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고, “더 이상은 허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같은 뜻이라도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라고 말하면 마치 안전기준치가 존재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 허용기준치는 나라마다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 나라의 사정에 따라서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허용기준치를 설정할 때는 ALARA 원칙이라는 것이 적용되어야한다. 이 원칙은 ‘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을 의미하는데, 한글로 번역하면 ‘무리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값으로 정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가장 낮은 100베크렐인데 미국은 세계에서 1200베크렐이다. 이는 고속도로를 12,000km로 달려야 위반하는 것이다. 로켓트도 위반할 수 없다.
왜 이토록 허용기준치를 높게 잡는가. 핵산업계를 위해서이다. 방사능이 이토록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 국민들이 핵을 반대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를 죽이는 것이다.

◇탈핵, 가능한가?

우리나라 사람들, 핵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원전없이 살아가는 것을 전 국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기 전 세계 원전 갯수 현황을 한번 보면 원전 갯수가 25년 전부터 그대로 있다. 최근에는 줄고 있다. 누군가 꾸준하게 원전을 없애고 있다. 유럽에서 50개가 없어졌다. 1년에 두개씩. 유럽에서는 핀란드와 영국에서 원전을 짓고 있다. 그래봐야 몇 개 안된다. 그래서 앞으로 유럽에서는 원전 갯수가 쭈욱 줄어들 것이다.


유럽에서는 25년 전부터 원자력이 사양산업이었다. 그런데 누가 늘려서 전세계 원전이 늘어났는가. 한국, 중국, 인도 이 세 나라다. 선진국은 폐쇄하고 있고 개도국은 열심히 하고 있다. 이게 원자력의 현주소다. 미국에서는 원전 폐쇄도 안했고 건설도 안했다. 유럽에서 왜 원전을 안짓고 있는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위험하다. 둘째 비싸다.


원자력이 미국 유럽에서는 비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싼 걸로 되어있다. 유럽에서는 풍력보다 더 비싸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발전 원가 계산 방법이 엉터리인 것이다. 핵폐기장 모두 2000개 만들어야 하는데 그 비용 계산 안한다. 해체비용, 계산 안한다. 사고 났을 때의 처리비용도 계산 안한다. 여러가지를 계산 안한다. 우라늄 수입할 때 세금 0원. 너무나 많은 것들을 빼고 계산해놓고 원자력 싸다.  세금이 0원이라는 것은 엄청난 혜택을 정부가 한전에 주는 것이다. 그 보조금은 누가 주는가. 국민이 주는 것이다.


 25년전부터 원전을 줄여온 유럽은 어디서 전기를 만들었을까. 풍력, 태양광이다.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전 세계가 풍력, 태양력으로 가는데 한국만 원자력을 늘리고 있다. 풍력, 태양광 안하고 원자력만 하는 나라 또 있나 하고 살펴봤다. 없다. 한국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금 화력이 70%, 원자력이 30%이다. 반면에 중국은 원자력 2%, 그리고 2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들고 있다. 전세계 풍력 1등이 중국이다.


태양광은 4등이다. 혼자 원자력의 길로 가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원자력의 두 배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들고 있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높다. 꼴찌인 나라는 어디인가. 우리나라 에너지의 1.5%가 쓰레기에서 나오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 수력 합해서 0.4%에 불과하다. 경쟁자도 없다. 홑꼴찌이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인가.


그러면서 정부는 끊임없이 재생가능에너지를 모함하고 있다. 한국 실정에 잘 맞지 않다. 전기 제대로 안나온다., 전기가 간헐적으로 나온다.
이러면서 재생가능에너지를 등한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원자력에 대해서는 깨끗하다. 값싸다, 안전하다 고 말하고 있다.


한국에서 탈핵 가능하겠는가. 가능하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면 된다. 우리는 꼴찌이기 때문에 아무한테나 보고 베껴도 성적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남들 하는 거 따라가기만 해도 한국 탈핵 가능하다.

▲ 유럽의 원자력발전소의 갯수 변화. 1989년부터 원자력발전소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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