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천제단’추정 유적지에 축사 허가라니
■기고/ ‘천제단’추정 유적지에 축사 허가라니
  • 안병현/풍정리축사반대투쟁위원회 부위원장
  • 승인 2015.08.24 15:12
  • 호수 7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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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 부위원장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부여와 공주가 열띤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며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부여군은 인천공항과 용산역, 서울지하철2호선에 대대적인 광고물을 설치하며 수도권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금강유역을 따라 우리 서천군도 백제시대의 중심부에 있었지만 발굴 유적이 워낙 빈약하다보니 백제역사유적지에서 항상 변방에 있고 세계유산에 등재된 수혜도 못 누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 서천에도 세계유산에 등재될지도 모를 기대감이 큰 유적이 발견되었다. 봉선리유적공원 조성중 발견된 ‘천제단’추정 유적이다.

발굴을 담당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2014년 12월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이 천제단추정유적은 충남에서 처음 발견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단으로 백제의 동성왕이 직접 순행하여 제를 지냈다는 고증도 있어, 추후 천제단으로 확정되었을 경우 강화 마니산과 태백산의 천제단에 버금가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2003년 공주서천고속도로 공사중 발견된 유적과 유물들로 2006년 사적 473호로 지정된 서천 봉선리유적지를 현재 우리 군에서 유적지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주차장 예정 부지와 풍정리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를 해오고 있다.

2017년까지 유적역사공원을 마무리 예정으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문화재연구원들이 상주하며 발굴중인데 원삼국시대부터 백제시대의 주거지와 유구들이 현재도 발굴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금년 2월 실시된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회 2차회의에서 천제단추정유적의 정밀발굴을 위하여, 단계적 발굴조사를 하기로 하고 우선 주차장및 전시관부지의 유적을 발굴하고 추후 천제단 추정유적을 발굴하기로 하고 유실방지를 위하여 원상복원해 놓은 상태에 있다.

이런 중요한 문화재유적지에서 불과 10여미터 떨어진 곳에 서천군청이 기업형대규모 축사를 허가해 주었다.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13조4항에 의거 문화재보존3구역에 해당되어 1층 이하로 건축하는 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장을 보면 축사 신축으로 인한 폐해가 불보듯 뻔하게 보이는데도 행정부서는 법의 단순한 잣대만으로 허가를 내 주고 있다. 그것도 주민들의 반대민원을 묵살하고 속전속결로 내 주었다.
봉선리유적공원은 180여억원의 막대한 국비와, 군비를 투입하여 2017년도 준공 예정으로 조성하고 있는데, 축사가 들어서면 향후 백제역사의 중심에 설 수도 있는 이 유적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심한 쇠똥냄새를 맡으며 관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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