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인가, 네이스인가?
나이스인가, 네이스인가?
  • 뉴스서천
  • 승인 2003.06.20 00:00
  • 호수 1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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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전자정부’구현을 이유로 수백억원을 들여‘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이란 이름의 새 교육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교사·학생·학부모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교육행정시스템은 신상 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상세히 담도록 해 개인 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사들은 매시간 학생들의 출결 상황까지 수업이 끝난 뒤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교사들의 인사카드 내용도 고스란히 입력된다. 교사 신상기록에는 연금번호, 결혼일자, 통근수단, 생활 수준, 종교, 재산총액, 동산, 부동산, 부업 내용과 전 가족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적게 되어 있다.
문제는 이 정보들이 교육부·교육청·학교를 잇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적으로 공유된다는 점이다. 일선 학교에서 다른 학교의 자료를 열람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학생 7백여 만 명과 학부모 1천4백여 만 명 등 2천여 만 명 이상의 개인 정보가 한곳에 모이게돼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불보 듯 뻔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일선학교에서 교육행정시스템 방식을 자체 결정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중심없는 교육부의 결정에 따라 교육행정시스템은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전국의 모든 교사가 이용하는 만큼 정보가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교육청·교육부 등 국가 기관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하며 ‘NEIS’를 반대해왔던 그 수구세력들이 지금 말을 어떻게 뒤집고 있는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수구신문과 수구세력 등이 우려하던 사생활 침해의 요소가 사라졌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사안에 대한 입장이 무슨 이유로 천지개벽하듯이 바뀌었을까?
이들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으면서 확신범처럼 핏대만 세우고 있다. 이유는 전교조가 반대하니 교총과 교장들, 그리고 수구신문들이 벌떼처럼 봉기하여 찬성을 하고 있지 않으냐는 얘기다.
다른 이유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 CS는 이미 폐기되었느니, 그것을 복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느니 하는 변명들은 모두 거짓말이다. 아마 전교조가 찬성했더라면, 수구세력들은 전교조가 인권의식이 부족하다며 질책을 하며 반대하지 않았을까?
그나저나 ‘NEIS’는 어떻게 발음해야 옳을까? 아무리 보아도 네이스인 것 같은데 나이스란다. 교육부는 지난 2001년 12월 교육부문의 전자정부를 실현한다며 명칭 및 약어를 공모한 결과,‘교육행정정보시스템(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NEIS·나이스)’을 채택했다.
네이스가 처음 꾸려질 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한 선임연구원은 당시, NEIS는 얼음(독일어로 eis)처럼 시원한 정보서비스, 투명한 교육행정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 해커가 쉽게 뚫을 수 없는 시스템이 전국에 구축된다는 의미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것은 이미지 조작을 위한 말장난이다.
영어를 굳이 독일어로 발음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까닭은 뻔하다. ‘NEIS’는 훌륭하다(nice)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심산일 것이다. 이처럼 국민사기극을 펼친 교육부가 이젠 발뺌하고 있다.
네이스는 폐기되어야 한다. 아니면 인권침해의 소지를 완벽하게 삭제한 후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원칙을 팽개치고 국민을 우롱하는 수구세력과 언론은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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