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은 나의 고향…
서천은 나의 고향…
  • 최현옥
  • 승인 2003.06.20 00:00
  • 호수 1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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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단결은 기본! 24시간 상황근무로 서천을 지킨다
달빛 고요한 밤. 푸른 칼날 같은 눈빛의 병사가 삼엄한 경계자세를 갖추고 24시간 상황근무를 하는 이곳은 153레이다기지. 낮 동안 북적이던 인적은 간 데 없고, 저 멀리 바다 끝에서 바다 끝으로 밀려오는 파도 소리와 어디선가 간간이 비치는 에메랄드 빛 탐조 등 불빛만이 밤바다의 정적을 깨우고 있다. 서천지역 해안가의 중심에 위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기지는 아침 기상 나팔소리와 함께 칠흑 같은 어둠을 몰아내고 산 위로 불끈 떠오른 태양처럼 지역을 지키고 있다.
“서천지역 최고의 기지로 주민들의 민생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11년 전 서천에 첫발을 내딛은 153레이다 기지장 류재열(37)상사. 충북 재천이 고향인 그는 어느덧 서천사람이 다 됐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 민생안정과 대민 봉사를 위해 힘쓰고있다.
“자식들을 위해 매일 바다와 싸우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삶의 교훈으로 다가왔고 조금은 투박하지만 훈훈한 정을 나누는 주민들에게 마음을 뺏겨버렸다”는 류상사는 서천은 제2의 고향으로 전역 후에도 서천에 거주하고 싶다.
기지의 입구에서부터 만나는 ‘출입통제’ 문구와 철통같은 보안, 군의 딱딱한 이미지로 인해 자칫 주민들은 군부대에 대한 어려움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는 한발 더욱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업을 위해 바다에 나간 어선들이 가끔 예측하지 못한 날씨로 인해 길을 잃을 수 있는 경우가 발생. 표류선박이 발견될 때 해경에 연락, 무사히 구출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표류선박을 인솔해 인명을 구하기도 했다.
86년 군에 입대, 군은 열심히 노력한 자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며 정직한 집단이라 것에 매력을 느낀 류상사는 대천과 안면도를 거처 92년 사단내에서 최연소 기지장으로 서천에 왔다. 최연소 기지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던 류상사는 어떤 적의 침입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전투력과 무사고로 군대를 운영, 사단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병사들에게 엄격함으로 다가서는 군대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며 가끔은 엄한 아버지 혹은 다정다감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기지를 운영한다.
“레이다 기지는 계속되는 근무로 피로가 쉽게 쌓이기 때문에 안락한 분위기를 형성해 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류상사는 돌 하나, 나무 하나 직접 가꾸며 기지내의 삭막한 분위기를 모두 날려버리고 작은 휴향지로 만들고 있다.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자율적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도록 매일 간담회를 열고 군생활의 어려움을 건의하도록 하며 부대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또 병사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해 다양한 동아리 활동지원과 체력증진을 위한 시설 등을 갖추고 인성개발과 사회진출 후 대비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돕고 있다.
류상사는 군을 전역하면 끝나는 곳이 아닌 추억의 장소로 만들어 주고 싶어 지난해 부대원들과 소장품 50여점을 타임캡술에 담아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자상함에 군을 재대한 부대원들은 종종 연락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모범 부사관으로 추천돼 청와대에 초청되기도 했다.
“병사들과 대화시간을 가질 때마다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군 생활에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는 류상사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맡겨진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해내는 전우들이 고맙다.
달빛 고요한 서해의 밤바다. 달처럼 풍요롭고 넉넉하며 때로는 차가운 바다바람 같이 냉철한 그가 있어 서천의 내일은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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