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바둑이 너무 좋아 잠잘때도 바둑두는 꿈을 꾸기도 다.
“탁!”바둑 한 알의 착점을 결정하기 위해 30여분 동안 수를 읽고 있는 지수(11·서천초)의 모습은 마치 성인군자의 모습 같기만 하다. 고도의 집중력과 깊은 사고 끝에 한 수를 내려 놓고 머리를 쓸어 내리는 지수, 조금 전까지 심각했던 모습은 금방 사라지고 해맑은 미소를 지어낸다.
132Cm에 23㎏으로 나이에 비해 너무나 외소해 친구들에게 ‘오이’로 통하는 지수를 보고 있으면 저 작은 체구에서 어른스런 의젓함과 바둑에 대한 열정이 어떻게 솟아나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바둑요? 재미있으니까 하죠”
바둑을 배우게 된 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익을 위해 파는 노동은 평온할 수 가 없다’는 말처럼 지수는 우문현답을 한다.
그래서 지수에게 바둑은 부모의 욕심에 의한 강요된 학습이 아니다. 그 결과 2년째 바둑을 배워오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처럼 학원을 가기 싫어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때를 쓴 적이 없으며 지난 13일 대한생명배 전북지부 예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얻었다. 오는 2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리는 본선 경기에 참여할 예정이다.
“처음 대회에 참석했을 때 떨리는 마음이 많았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재미가 느껴졌고 4강에서 막강한 실력자를 만나 힘들었다”는 지수는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불과 2년 전 피아노, 태권도, 서예 등 여러 학원을 보내봤지만 아이가 적응을 하지 못했고 실증을 느껴 그만 두었다”는 아버지 박종택(43)씨는 지수가 바둑학원에서 유독 흥미를 보이고 있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역의 학원을 다니며 친구들과 사교성도 커지고 서천군 어린이 바둑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지수, 박씨는 지수의 실력 향상을 위해 서천출신으로 아마 최강자인 노훈래 사범에게 개인지도를 맡겼다. 처음에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지난해 전라북도 도지사배 대회에서 16강, 전북학생연합회 바둑대회에서 동상 수상 등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해 전북지부 예선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지수는 방과 후 군산에서 3시간 정도 교육을 받고 있으며 집에서 학업관련 문제집보다 바둑 문제지와 바둑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실력을 쌓고 있다.
“바둑이 너무 좋아 잠잘 때도 바둑두는 꿈을 꾸기도 하고 상대와 두었던 바둑을 지는 경우 천장에 바둑판을 그려 복기를 해본다”는 지수는 바둑에 푹 빠져있다.
지수의 사범 노훈래씨도 “지수는 포석이 강해 중반전 이후에 강세를 보이며 특히 수 읽기와 끝내기가 나이답지 않은 면모를 보인다”며 서천지역에 침체된 바둑을 부흥하는 선두주자가 되 주길 당부했다.
지수는 가끔 서천기우회 회원들과 바둑을 두기도 하는 데 꼬마아이가 의젓하게 어른과 대적하는 모습에 회원들게게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수가 다행히 자신의 소질을 일찍 발견하게 돼 기쁘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는 어머니 임경숙(39)씨는 “앞으로 지수가 바둑을 배우는 것을 원할 경우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바둑을 배우며 성격이 침착해지고 집중력도 좋아져 학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수는 친구들이 바둑을 배우길 권유했다.
의젓함을 보이면서도 엄마 앞에서는 한없이 응석받이고 친구들과 축구와 공기를 즐기는 개구쟁이 지수, 꿈도 다양해 하루는 교사, 다른 날은 프로기사 등 시시각각 마음이 변하지만 바둑 사랑만은 둘째 가라면 서럽다. 바둑 꿈나무가 되고 싶다는 지수는 서천의 바둑계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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