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 (26)금낭화
■ 꽃 이야기 / (26)금낭화
  • 문영 작가
  • 승인 2022.07.15 01:43
  • 호수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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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풀을 입에 물고 죽어 간 며느리의 한이 서린 꽃
금낭화
금낭화

금낭화는 며느리주머니꽃이라고도 합니다. 며느리밥풀꽃은 따로 있는데, 두 꽃의 전설은 같은 내용이 전해옵니다. 4월에 꽃이 피며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입니다.

금낭화 전설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착한 아들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여 어머니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맞는다고 답할 정도였습니다. 아들이 장성하여 이웃 동네에 사는 아가씨와 혼인하였고, 며느리 역시 효성이 지극하여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셨습니다.

살림이 곤궁한데 식구가 늘고 또 아이가 생기면 돈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들은 산 너머 마을로 1년을 약정하고 머슴살이를 떠났습니다. 착한 며느리는 남편의 몫까지 정성을 다하여 시어머니를 모셨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집을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는 포악한 성정을 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빨래터에서 빨래를 해오면 어디서 무엇을 하다 오느냐고 다그쳤고, 깨끗이 빨아온 빨래를 마당에 내동댕이치며 호통치기 일쑤였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구박을 견디며 남편이 돌아오기만 기다렸지만 머슴살이 떠난 남편은 소식조차 없었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한 푼이라도 절약하고 모아서 빨리 어머니와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아들이 머슴살이 가게 된 것이 며느리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이 돌아오기 전에 며느리를 내쫓아버리겠다고 궁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는 저녁밥을 짓기 위해 가마솥에 쌀을 넣고 불을 지폈습니다. 그리고 밥이 뜸이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 몇 개를 입에 넣고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시어머니는 부엌으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밥을 먹느냐?'라며 며느리의 머리채를 잡고 끌어내어 마구 때렸습니다. 며느리는 입에 넣은 밥알을 삼키지도 못한 채 입가에 물고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며느리는 며칠 동안 앓다가 끝내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남편이 달려와 통곡하였습니다. 그리고 불쌍한 아내를 양지바른 곳이 묻어주었습니다.

아직 가을이었습니다. 봄도 아닌데 며느리의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이 돋아났습니다. 그리고 봄이 되자 밥알을 입에 문 듯한 꽃이 피었습니다. 빨간 입술 사이에 하얀 밥알을 입에 문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가 밥이 익었나 밥알을 입에 넣다 시어머니에게 모질게 맞아 죽었기 때문에 그게 한이 되어, 그런 모습으로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효심 깊은 아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무심한 금낭화는 산속보다 가정집의 정원이나 야생화 재배지 한쪽에서 다소곳이 피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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