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4)수상태양광발전
■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4)수상태양광발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08.19 02:56
  • 호수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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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 들어서는 수상태양광, 인근 주민들과 갈등 일으켜

고흥 해창만 수상태양광, 물고기 떼죽음 두고 분쟁 발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고흥 해창만 일대에 추진중인 수상태양광 발전(사진제공/전남매일)
▲고흥 해창만 일대에 추진중인 수상태양광 발전(사진제공/전남매일)

수상태양광 발전은 바다나 호수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일조량이 좋은 넓은 면적을 차지할 수 있어 육지에서보다 전기 생산 효율이 10% 정도 높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09년 주암댐을 시작으로 전국에 수상태양광발전을 설치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상태양광 설비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형적 제약이 많은 유지보다 여러 장점이 있지만 수상태양광발전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 해상 태양광은 거대한 면적을 활용할 수 있으나, 기존 저수지에 적용되는 수상 태양광과는 달리 조류, 파도, 염분, 태풍 등 태양광에 가혹한 환경조건 때문에 한국에 설치된 곳은 없으며 세계적으로도 도전적인 목표 중 하나다.

내수면에서의 수상태양광발전도 대부분 내수면이 농공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이고 내수면 어업 등 인근 주민들의 생업 현장이어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당진시 대호호, 죽음의 호수로 전락할 것

서산시와 당진시의 대호지만을 막아 생긴 대호호의 서산시 관할 지역에 한국동서발전과 농어촌공사가 수상태양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당진시 대호호내수면어업계(계장 남기하, 이하 어업계)는 지난 7월 당진시에 대호호 수상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호호는 당진시와 서산시 농민들이 함께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수질오염 및 환경훼손이 예상되는 사업을 서산시에서만 인허가를 얻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당진시민들과 어업계를 무시한 처사이고 시가 적극 나서서 사업자와 협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특히 대호호에 유입되는 가축분뇨로 수질오염이 매우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수상태양광 까지 설치한다면 향후 20년 동안 대호호 준설은 꿈도 못꾸고 호수 바닥에 쌓인 가축분뇨 때문에 쓸모없는 호수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호호 인근 당진포리 가축분뇨처리장에 대한 특단의 조치 없이 수상태양광 사업을 진행할 경우 유입되는 폐수와 호수 바닥에 쌓이는 가축분뇨 잔해물로 대호호는 죽음의 호수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사 중단된 고흥 해창만 수상태양광

한국 최초 주민참여형으로 시작한 전남 고흥군 해창만 간척지 담수호 수상 태양광 사업이 주민들과의 심각한 갈등을 빚고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고흥신에너지()는 지난 201710월 고흥 해창만 간척지 담수호 수상 태양광 사업제안서를 접수하고 20183월 고흥군의회 투자 유치 동의를 거쳐 추진했다. 당시 주민찬반여론조사를 실시했고 1783가구 중 찬성 87.3%, 반대 12.7%의 결과를 토대로 고흥군은 사업제안서 전국 공모 공고 후 고흥신에너지를 최종 선정했었다.

이후 고흥신에너지()877464에 총사업비 1800억원을 투입해 95규모의 수상태양광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대책위원회가 애초 고흥군의 개발행위 허가 자체가 불법이라며 허가 취소 소송을 했다가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심에 계류 중이다.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1년간 모니터링 후 이상이 없을 때 2단계 공사가 가능한데, 모니터링 중 물고기가 집단폐사해 민원을 제기해 공사가 중단됐다.

지난 5월 흥군 해창만의 물고기 집단 폐사가 태양광 패널 세척수가 원인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해창만에서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하자 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가 해창만과 어류의 혈액에 녹아든 세척제 성분 abs의 농도치를 추정해 봤는데 그 값이 기준치를 962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소가 지난 312일쯤의 농도치를 계산한 결과 그 값이 기준치 1리터당 0.5mg 이하의 962배인 1리터당 481mg으로 산출됐다. 해창만 물고기의 혈액 속 abs 농도 값은 이보다 훨씬 더 높았는데 기준치의 4288배를 초과한 리터당 2144mg으로 드러났다. 연구센터는 해창만 어류의 몸체와 아가미에 상흔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어류의 호흡 곤란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았다. 이같은 내용이 지난 425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송됐다.

이에 대해 고흥신에너지() 측에서는 숭어 떼죽음 원인은 반드시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 반대대책위가 내놓은 강원대 수질검사 수치로 본다면 해창만 물고기는 하나도 살아날 수가 없다면서 강원대에 의뢰한 검사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회사는 전혀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담수호 물로만 가지고 모듈을 세척했다고 해명했다.

고흥신에너지()와 포두 태양광협동조합은 근거 없는 민원으로 고흥군의 공사중지로 업체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어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다면서 공사 중지 조치를 즉각 해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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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파괴 가중시키는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예정지

▲새만금방조제 내측에 가동중인 수상태양광 실증단지
▲새만금방조제 내측에 가동중인 수상태양광 실증단지

새만금방조제 내측에 대규모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심각한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한전)이 새만금솔라파워에 맞겨서 1단계 사업을 올해 9월 시작할 예정이며 전체 면적은 약 1348만 제곱미터(이중 시설면적은 753만 제곱미터, 나머지는 수면적) 규모다. 총 사업비는 26520억원이고, 설비 용량은 1.2기가와트(GW), 운영기간은 20년이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 예정지를 돌아보면서 서식중인 조류 조사와 함께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어민들의 생각 등을 들어보기 위해 뉴스서천 취재팀이 지난 722일 현장을 돌아봤다.

먼저 군산 비응도와 야미도 사이를 잇는 새만금 4호 방조제 내측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실증단지를 둘러봤다. 이 실증단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가 R&D과제로 지원하는 연구사업이고,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수상형 태양광 종합평가센터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위탁해 시험 운영하고 있다.

흰색 똥으로 뒤덮인 태양광 패널

▲새만금 수상태양광 실증단지 패널에 앉아있는 갈매기
▲새만금 수상태양광 실증단지 패널에 앉아있는 갈매기

지난해 8월초 현장을 방문했을 때 태양광 발전용 패널의 표면이 흰색의 똥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유는 이곳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많은 가마우지와 괭이갈매기들이 패널 표면 위에서 쉬면서 똥을 배설했기 때문이다. 22일 방문한 이날에는 패널 표면에 흰색 똥이 보이지 않았다. 몇 마리의 갈매기류들이 패널 위에 올라가 있기도 했다. 패널 표면의 새똥을 치우기 위해 독성이 있는 물질이나 어떤 세척제를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새똥을 곧바로 치우지 않으면 패널이 태양광 빛을 잘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전기생산량이 낮아진다. 그리고 새똥이 쌓이고 쌓이면 산성도가 높아져 쇠로 된 장비를 녹슬게 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곳 주변 수상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수많은 가마우지와 갈매기들이 향후 새만금 수상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면 패널 위에 흰색 똥을 많이 배설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전기 생산에 있어 경제성이 있을지 의문이 들 뿐더러 패널을 깨끗이 닦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이나 세척제가 수질오염을 시키고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예정부지의 수면과 모래톱에 수많은 새들 서식

▲사업예정지 주변에 서식하는 조류
▲사업예정지 주변에 서식하는 조류

지난해 1031일 새만금 수상태양광 예정 부지인 수상과 모래톱에 모여든 조류를 조사해봤다. 당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황새, 저어새를 비롯해 흰죽지, 댕기흰죽지,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겨울철새 6만여 마리가 관찰되었다.

그리고 지난 722일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3마리와 검은머리물떼새 3마리, 수천 마리의 가마우지, 백로류,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등이 관찰되었다. 특히 검은머리물떼새 3마리는 어린새 1마리와 어른새 2마리이었는데 이들이 함께 있는 것으로 보면 이곳 모래톱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많은 법적보호종과 개체수가 서식한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한전)20206월 환경부에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고, 이후 환경부는 제출된 평가서에 동의를 해줬다. 이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조류가 137종에 126484개체, 그리고 이중 조류 21종의 법적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이 추진되면 사업 예정지의 수심을 2미터 깊이로 일정하게 준설을 해서 여기서 나온 준설토 435만 입방미터()를 인근 산업용지로 옮길 계획이다. 그러면 예정지내의 모래톱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수중 생태계는 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고, 수질오염도 더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정부지 기상조건상 적절한지도 의문

또한 이곳이 수상태양광 발전 예정부지가 기상조건상 적절한지도 의문이 들게 한다. 작년 5월에 이어서 불과 1년이 지난, 올해 7월 초에 강한 비바람이 불편서 실증단지의 태양광 패널을 떠받치는 부력 구조물이 부서져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상황이 벌어졌다. 이중 커다란 파란색의 플라스틱 통들이 떨어져 나갔다. 가까운 방조제와 먼 거리의 비응도 내측 포구 옆 제방까지 떠밀려갔다. 결국 해양쓰레기로 전락해 또 다른 해양오염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실증단지를 관리하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해양쓰레기를 처리해야 할 군산시는 이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722일 방문 당시 비응도 어촌계장은 새만금 수상태양광 실증단지에 설치해 놓은 태양광시설이 얼마 전에 강한 바람과 파도에 의해 부서져서 물에 띄웠던 파란색의 플라스틱 통들이 이곳까지 밀려왔고, 방조제를 따라 곳곳에 널려 있다면서 그런데도 이 시설을 관리하는 연구기관과 해양쓰레기를 감독해야 할 군산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어민에게 이곳 앞에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에 대해 이곳은 강한 바람이 자주 부는 곳으로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이 자주 부서지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응도의 새만금 내측 포구와 방조제를 따라 가면서 일부 구간을 확인해 보니, 어촌계장이 말한 것처럼 수상태양광 실증단지에서 떨어져 나온 커다란 파란색 플라스틱 통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대량의 해파리 발생수질오염 부채질

722일 방문 당시 비응도 내측 포구 앞에서 그물을 이용해 해파리 제거작업을 하는 어민들을 만났다. 해파리가 대량으로 발생해 생태계를 파괴하고 어민의 어업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렇게 해파리가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지역이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예정인 곳이다. 해파리가 대량으로 서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조치도 시행해야 한다. 그런데 해파리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곧바로 제거작업을 해야 하는데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로 인해 제거작업이 어려워져 내측의 수생생태계는 더 악화될 것이고, 배수갑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간 해파리들이 방조제 외측 바다의 해양생태계 파괴도 심각해질 것이다.

결국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어민들의 어업피해를 가중시킬뿐더러 한전이 경제적인 손해를 보게 됨으로써 국민들의 혈세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주용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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