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서천문화읽기
독자투고-서천문화읽기
  • 뉴스서천 기자
  • 승인 2004.04.28 00:00
  • 호수 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과 서천
정보의 바다, 인터넷과 서천

지난 4월 22일 비인면 남당리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임벽당 의성김씨 시비제막식'이었다.
"임벽당김씨(林碧堂金氏), 조선 후기 여류시인. 본관 의성(義城). 수천(壽千)의 딸. 유여주(兪汝舟)의 부인. 중종 때의 시인으로 시집 1권을 냈으나 전해지지 않고, '열조시집(列朝詩集)'과 '국조시산(國朝詩刪)'에 시 7수가 수록되어 있다. 작품에 빈녀음(貧女吟), 증별(贈別)이 있다."
한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 '임벽당 김씨'를 검색하면 나오는 백과사전 내용의 전문이다. 너무 간략한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명백한 오류도 보인다.
임벽당 김씨는 조선 후기가 아니라 중기 때 여성시인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전해지는 시가 7편이지만, 어느 사이트에서는 전해지는 시 편수를 9편이라고 한다. 허난설헌, 신사임당과 더불어 조선 3대 여성시인으로 꼽히기까지 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터넷에 올라있는 '임벽당 김씨'의 자료는 궁색하기 그지없다.
허난설헌과 신사임당의 자료나 사이트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안다. 한문학사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인터넷 정보의 양과 질로는 임벽당 김씨가 허난설헌과 신사임당의 어깨에 감히 견줄 수 없다. 하다 못해 우리 군의 홈페이지에도 임벽당 김씨의 자료는 없다.
흔히 정보화시대, 인터넷의 시대라고 하지만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또한 얼마나 편리하고 중요한지 체감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힘이 막강한 것은 현실이다. 인터넷에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많은 양의 정보가 생산되고 유통된다.
예전 같으면 임벽당 김씨의 시를 보려면 몇 날 며칠을 제목조차 생경한 '열조시집'이나 '국조시산'이란 책을 구해서 들춰보고 그것을 다시 번역하는 수고로움까지 감당해야 했겠지만, 지금은 단 몇 분의 시간이면 구할 수 있다.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서는 수만 권 책 분량의 정보가 올라오고 사라지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위력이 큰 만큼 가짜 정보의 폐해도 크다. 검색자가 일정한 지식이 없다면 그 정보의 가치와 진위도 알지 못한 채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 점 때문이라도 올바른 정보를 올리는 작업이 중요한 것이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다. 그렇지만 자연적인 바다가 아니라 누군가 끊임없이 정보라는 물고기를 방생해야 유지되는 바다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 속에 서천에 대한 정보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정보의 가치와 정확성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그 거대한 바다 속에 서천이라는 이름을 가진 씨 좋은 물고기를 풀어놓는 일이다.
이경진 (서천문화원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