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2023년 지역미디어지원사업(단독)/도내 멸종위기 식물, 양서, 조류 서식지 실태조사/(2) 유부도 철새 서식지 실태
■ 기획/2023년 지역미디어지원사업(단독)/도내 멸종위기 식물, 양서, 조류 서식지 실태조사/(2) 유부도 철새 서식지 실태
  • 고종만 기자
  • 승인 2023.11.09 05:30
  • 호수 11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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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의 낙원 유부도, 도요물떼새 휴식지 조성 시급

16일 조사 결과 민물도요 등 15종 2만9000마리 확인

탐조객들 간섭 불구 밀폐형 탐조대 설치 외면
▲밀폐형 텐트 없이 해안가에서 탐조하는 탐조객들
▲밀폐형 텐트 없이 해안가에서 탐조하는 탐조객들

뉴스서천 취재진은 지난달 16일 오후 130분께 전북 군산항 5부두 앞에서 유부도 주민이 운영하는 선외기를 타고 유부도를 찾았다. 뉴스서천 취재에는 충남연구원 새 박사로 잘 알려진 정옥식 박사와 지상파 방송 A아무개 카메라 감독이 동행했다.

10분 만에 유부도에 도착한 취재진은 카메라 등 탐조 및 촬영 장비를 들고 철새들이 찾는 유부도 북측 갯벌을 찾았다.

취재진이 북측 갯벌에 도착했을 때 10여 명 남짓 철새 탐조객들이 갯벌에 앉아 설치한 카메라로 먹이활동 중인 철새를 촬영하거나 탐조용 망원경으로 철새를 탐조하고 있었다.

당시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면서 철새들이 바닷물을 피해 뭍으로 이동하거나 맹금류의 위험을 감지한 철새들이 이따금 군무를 연출해 장관을 이뤘다.

철새들의 낙원 유부도

유부도는 0.79, 해안선 길이 4km에 불과하지만, 물이 빠지면 유부도 전체 면적의 20여 배가 넘는 갯벌이 드러난다.

유부도를 포함한 서천 갯벌은 2008년과 2018년에 국내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09년에는 람사르 습지보호지역(15.3)으로 지정됐다. 2021726일에는 유부도를 포함한 서천 갯벌 68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전형적인 하구형 갯벌인 유부도에 철새들이 많이 찾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인 유부도는 번식지인 북으로 이동하기 전 조개류 등 양질의 먹잇감이 풍부한 데다 휴식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유부도 갯벌은 갯벌에 모래가 많이 섞인 모래펄 갯벌에서 펄 갯벌로 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이자 뉴스서천 시민기자는 금강하굿둑과 북측도류제, 새만금 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바닷물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부도에는 모래펄 갯벌과 펄 갯벌에서 서식하는 저서생물(백합과 동죽, 갯지렁이 망둥이, 칠게, 농게, 방게, 환경부 멸종위기종 흰발농게)이 공존하고 있다. 갯지렁이 등 57종의 환형동물을 비롯해 칠게와 농게 등 갑각류 55, 낙지 등 연체동물 39종이 유부도에 서식하면서 철새의 먹이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부도를 포함한 서천 갯벌에는 산소를 공급해 갯벌을 건강하게 해주는 염생 및 사구식물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해양환경공단이 실시한 국가 해양생태계종합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천 갯벌의 염생식물은 36종으로 칠면초군락과 갯그령군락이 전체 식생 면적의 48.4%를 차지하고 있다.

▲유부도 철새들의 군무
▲유부도 철새들의 군무

 

IUCN 적색목록 17종 포함 85

유부도를 포함한 서천 갯벌에는 IUCN 적색목록 17종을 포함한 총 85종의 물새가 서천 갯벌을 찾고 있다,

유부도에는 서천군의 군조인 검은머리물떼새가 찾는다. 동아시아에서 사는 개체 중 절반 절반 정도인 5000여 마리가 유부도에서 겨울을 난다. 유부도에는 검은머리물떼새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200여 개체만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넓적부리도요 등 국제 멸종위기종 13,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6종이 찾고 있고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9종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재진이 찾은 16일 유부도에서 관찰된 조류는 1529000마리이다. 민물도요 15000마리, 서천의 군조인 검은머리물떼새 3500마리, 붉은어깨도요 3500마리, 마도요 2100마리, 큰뒷부리도요 150마리, 알락꼬리마도요 1420마리 등이 관찰됐다.

유부도를 찾는 철새는 시기별로 다르다. 충남연구원 정옥식 박사에 따르면 봄과 가을에는 도요물떼새를 비롯한 24종의 조류가 평균 2만여 마리가 찾는다, 겨울에는 혹부리오리 등 오리류와 갈매기류, 마도요, 검은머리물떼새가 찾는다.

도요물떼새 및 저어새 휴식공간 조성 시급

유부도가 철새들의 지상 낙원이라고 하지만 일부 조류의 경우는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조성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도요과와 물떼새과에 속하는 도요물떼새 등 오리류와 달리 물갈퀴가 퇴화하여 물 위에서 먹이활동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도요물떼새는 바닷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에서 갑각류나 조개 등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다가 바닷물이 차오르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16일 오후 3~4시부터 바닷물이 밀려들면서 북측 갯벌 여기저기서 먹이활동을 하던 도요물떼새들이 물을 피해 취재진을 비롯한 탐조객들이 서 있는 북측 해안사구 5미터 전방까지 접근했지만, 일부 무리를 지은 개체들은 사람들을 보고 놀라 금란도와 새만금방조제 방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새 관찰을 위해 유부도를 수시로 찾는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은 뉴스서천 지면을 통해 여러 차례 도요물떼새 등을 위한 휴식지 조성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은 물갈퀴가 없는 도요물떼새 등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휴식지를 조성해줘야 한다면서 대안으로 유부도 내 폐염전 부지를 국가가 매입한 뒤 바닷물이 차오르는 만조시간때 도요물떼새와 저어새의 발목까지만 물이 차오를 수 있을 정도로 수위 조절해주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무시됐다.

군은 바닷새의 섭식 및 휴식공간을 확보하겠다면서 국비와 지방비로 총 68억원을 들여 갯벌생태계 복원사업을 벌였다. 유부도 남쪽 제방 일부를 없앤 뒤 20미터 길이의 현수교를 만들었고, 주민들이 사는 곳에 바닷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커다란 시멘트 블록을 연결해 쌓았다. 특히 현수교 밑으로 해수가 유통되는 지역의 갈대 군락지 일부를 제거했다. 이 때문에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면 바닷물이 현수교 밑을 통과해서 갯벌복원지역 안쪽까지 유입되고 있다

주용기 전북대전임연구원은 군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갯벌생태계 복원사업을 벌인 결과 폐염전 부지는 칠면초와 갈대군락이 빽빽이 서식하면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도요물떼새들이 금란도나 새만금방조제 등지로 휴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밀폐형 탐조대 설치로 서식지 보호해야

탐조객들을 위한 밀폐형 탐조대설치도 시급하다.

취재진이 유부도 북측 갯벌을 찾았을 때 이미 10여 명 정도가 와 있었다. 해안가 사구에서도 얼마든지 새를 탐조할 수 있음에도 불구 갯벌에 자리 잡고 앉아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정옥식 박사 등에 따르면 조류를 관찰하기 좋은 물때가 되면 20명에서 많게는 50명까지 탐조객들이 찾고, 목이 좋은 촬영 장소를 찾기 위해 자리다툼도 심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드론을 이용해 촬영하면서 철새들의 휴식 및 먹이활동을 방해하기도 한다고 한다.

실제 이날 탐조객들이 밀폐용 텐트 없이 노출된 상태로 탐조하고 있어서인지 해안사구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 상당수가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정옥식 박사는 밀폐형 탐조대는 새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새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밀폐형 탐조대는 새들이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새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과 활동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용기 전북대전임연구원도 “20211112일자 뉴스서천 지면을 통해 밀폐형 탐조대 설치를 제안했지만, 여전히 설치되지 않고 있다면서 유부도를 포함한 서천 갯벌에 서식하는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등 물새들이 잘 서식할 수 있는 서식환경 조성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천 갯벌을 세계적 관리수준에 맞게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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