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2023년 지역미디어지원사업(단독)/도내 멸종위기 식물, 양서, 조류 서식지 실태조사/(4)솔붓꽃, 매화마름, 수원청개구리
■ 기획/2023년 지역미디어지원사업(단독)/도내 멸종위기 식물, 양서, 조류 서식지 실태조사/(4)솔붓꽃, 매화마름, 수원청개구리
  • 고종만 기자
  • 승인 2023.12.21 01:58
  • 호수 11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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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인위적인 환경변화로 멸종위기에 내몰린 동식물들

전세계 멸종위기 동식물 200만종 4년 전 대비 2배 늘어

개발행위 인허가시 비오톱 1등급은 개발 금지 내용 명기해야
▲솔붓꽃 개화모습
▲솔붓꽃 개화모습

지구상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한 원인은 뭘까?

인간이 개발 등을 이유로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인위적으로 동식물이 생존할 수 없도록 환경을 바꾸기 때문이다.

생태계를 훼손하거나 파손하는 방식이거나, 동식물과 공존하지 않는 방식의 각종 개발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200만종에 달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룩셈부르크 국립자연사박물관 등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해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자료에서 연구팀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등록된 유럽 내 척추동물, 무척추동물, 식물 등 14699종을 분석해 동식물 200만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멸종위기 동식물은 4년 전 대비 2배 급증했다.

연구진은 동식물 멸종위기 주요 요인으로 인간 활동, 즉 농업확대로 인한 자연 서식지 손실, 천연자원 착취, 환경오염, 상업개발 등을 꼽았다.

충남 도내에서 서식중인 동식물도 룩셈부르크 국립자연사 박물관 연구진의 분석처럼 각종 개발행위와 농약살포, 자연수로를 인공수로로 바꾸는 등 인위적인 환경변형 등의 이유로 멸종위기에 내몰려 있는 상태이다.

개발로 자취 감춘 솔붓꽃

취재진은 지난 7월 충남도내 솔붓꽃과 매화마름, 수원청개구리 서식지 실태를 돌아봤다.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 보호를 위해 세부적인 지역을 소개하지 않고 지명만을 공개하겠다.

726일 뉴스서천 취재진은 충남 연구원 정옥식 박사와 함께 서산 솔붓꽃 서식지를 찾았다.

솔붓꽃은 피자작물문 백합강 붓꽃목 붓꽃과 붓꽃속으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한국 적색목록 취약식물로 분류됐다.

북방계식물인 솔붓꽃은 할미꽃치럼 양지바른 무덤가나 마을 주변 등 저지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각종 개발과 농약살포, 꽃이 이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남획 등에 의해 사라진 상태다.

솔붓꽃은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 모양이 먹물을 머금은 붓을 닮았다 해서 붓꽃으로 불리고 있고, 민간에서는 솔붓꽃 뿌리를 솔로 만들어 수세미로 사용하거나 삼베를 짤 때 풀을 먹이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제는 충남 서산과 인천 강화, 대구 부산, 전남 해안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등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로 보호가 시급한 상태이다.

취재진이 찾은 서산에는 솔붓꽃이 3곳에서 자생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민가와 가까운 야산에 서식중인 솔붓꽃 서식 실태를 확인했다.

벌채한 곳이지만 풀과 잡목이 우거져 서식지에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에서 솔붓꽃이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 취재진이 난과 비슷한 솔붓꽃 군락(14개체)을 확인했다.

정옥식 박사는 서산지역 내 3개 지점에서 솔붓꽃이 자생하고 있는데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1곳을 제외한 2곳은 무덤가 주변이어서 훼손, 남획 가능성이 높다면서 무덤가 주변에 있는 2곳의 군락지는 후손의 묘지 관리를 위한 벌초와 제초제 살포 등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보호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으로는 솔붓꽃 군락지의 체계적 보호를 위해서는 서산시 환경 및 개발행위 담당부서에게 알려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개발행위 인·허가시 해당 서식지가 개발에서 배제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화마름 군락지, 태양광발전시설로 둔갑

솔붓꽃 실태조사를 통해 훼손이나 남획 없이 잘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한 취재진은 서산 등 매화마름 서식지를 둘러봤지만 매화마름은 확인하지 못했다. 매화마름과 흡사한 붕어마름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옥식 박사는 몇년 전 매화마름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던 곳인데 논이 매립돼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섰다면서 매화마름을 비롯한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들이 개발행위에 속절없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개발행위 부서 공무원들이 대상 부지에 멸종위기 동식물 존재 여부를 알지 못하고 인·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비오톱지도를 제작해 15개 시군에 제작 배포하고, 매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있다면서 도내 멸종위기 동식물이 개발위험에서 배제되기 위해서는 개발행위 허가제한 사항비오톱지도 1등급은 개발에서 제외한다는 문구를 삽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과거 비오톱지도 1등급 개발제외 문구는 5개 지자체에서 사용했지만 현재는 1개 지자체로 줄었다고 귀뜸했다.

사유지에 서식중인 멸종위기 동식물

수원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

취재진은 장소를 아산과 부여로 옮겨 수원청개구리 실태조사에 나섰다.

아산 2곳 중 한곳에서는 수원청개구리의 울음소리를 확인했지만 한곳은 논이 밭으로 둔갑했다. 소유주가 논을 매립해 주택을 짓고 텃밭으로 활용하는 등 서식지가 사라졌다. 취재진은 혹시나 해서 주변 농지에서 서식 여부를 조사했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

부여는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경작자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파악하진 못했지만 휴경상태였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현장을 찾아 서식 여부를 조사했지만 수원청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로 알려진 농경지를 둘러싼 콘크리트 구조의 U자형 용수로에서 금개구리만 확인할 수 있었다.

정옥식 박사는 수원청개구리는 금개구리처럼 수로 등에서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농경지 주변의 풀 등에서 서식하는 등 서식환경이 다르다면서 휴경지야 말로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 환경으로, 멸종위기에서 수원청개구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관련 농경지를 매입하거나 시멘트로 만든 U자형 용수로를 자연상태의 수로로 환원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초제 등 농약사용도 자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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