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학칼럼
아기의 눈에 눈물이 많아요
김성기 의학칼럼
아기의 눈에 눈물이 많아요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05.27 00:00
  • 호수 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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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된 아기 엄마예요. 그런데, 아기의 눈에 눈물이 항상 조금씩 고여 있어요. 하품을 하거나 운 것도 아닌데요. 눈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가요? 이웃집 아기 엄마에게 물었더니 눈물샘이 막혀서 그렇다네요.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필자의 인터넷 육아상담에 올라온 질문이다. 소아과 진료실에서도 아기의 엄마들이 자주 물어오는 의문사항이다. 우선 간단히 답하자면 이것은 선천성 비루관 폐쇄증이라는 것으로 만들어진 눈물이 코 안으로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흔히 눈물샘이 막혔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비루관, 즉 누낭과 콧속을 연결하는 관이 소통되지 못해서라고 해야 옳다. 눈물샘이 막혔다면 아예 눈물이 만들어지지 못할 테니 말이다.


사람은 윗 눈꺼풀 안쪽의 눈물샘에서 눈물이 만들어져 누소관이라는 관을 통해 누낭, 비루관, 비강을 통해 배출된다. 몹시 슬퍼 울고 나면 콧속에서 눈물이 나오는 경험을 했다면 이 경로를 이해할 것이다.


출생 전에는 비루관이 밸브로 막혀 있다가 출생하면서 대개 뚫리게 된다. 통계에 의하면 약 5-6%의 아기들이 이 밸브가 소통되지 못한 채 태어난다. 출생 후 눈물이 만들어지면서  배출이 이루어지지 못해 눈에 눈물이 고이게 된다. 눈물이 흐르고 눈곱이 끼고 눈꺼풀 주변이 충혈 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비루관이 완전히 폐쇄된 경우는 증상이 보다 심하고, 부분적인 폐쇄의 경우는 다소 가벼운 증상을 보이다가 추운 곳이나 바람이 부는 곳, 햇빛이 있는 곳에 노출되면 눈물 분비량이 많아져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이차적으로 세균감염이 동반되면 누낭염이 생겨 눈가의 발적을 일으키게 되고 봉와직염이 생길 수도 있다.


비루관 폐쇄를 가진 아기를 위해 가정에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차치료는 비루관을 마사지 해주는 방법이 추천된다. 손을 깨끗이 씻고 아기의 콧등을 윤곽에 따라 쓸어 내리듯 마사지 해주는 것인데 하루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대개는 돌 무렵까지는 폐쇄된 비루관이 소통을 이루게 된다. 눈곱이 심하게 끼면 점안액을 사용하여 세균감염을 예방한다.


만 1세까지 비루관이 뚫리지 않으면 가는 탐침을 이용해 막힌 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받게 되고 재차 폐쇄가 반복되면 미세한 관을 삽입해주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선천성 비루관 폐쇄라고 진단을 받았다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돌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이 치료이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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