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약 칼럼
성홍열
김성기 의약 칼럼
성홍열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09.17 00:00
  • 호수 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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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질병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흔히 병도 서구화되어 간다고 한다. 어린이들의 경우는 철저한 예방접종과 주거환경의 개선 등에 따라 과거 흔했던 질병들이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들거나 아예 자취를 감춘 예도 있다.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한 질환으로는 세균성 감염질환을 꼽을 수 있다. 디프테리아나 백일해, 파상풍과 같은 질환은 요즘에는 소아과의사들도 거의 환자를 만나지 못할 만큼 귀한 병이 되었다.  

그러나 드물기는 하지만 아직 진료실에서 이따금씩 접하게 되는 세균성 질환으로 성홍열을 들 수 있다. 성홍열은 연구균이라는 세균에 의한 질환으로 갑작스런 고열과 인두통, 특이한 피부발진을 특징으로 하는 전염성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과 목의 통증, 구토가 세 가지 주요 증상이다. 열이 시작되고 12-48시간 후 피부의 발진이 나타나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부위에서 시작되어 몸통과 팔 다리로 펴지는데 마치 햇빛에 탄 피부에 소름이 끼친 모양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젖 부위를 들여다보면 심하게 충혈 되어 붉은 고기 빛깔을 띠고 있으며 혀는 돌기가 심하게 두드러져 딸기모양의 혀가 되어 의사들이 이 병을 진단하는데 단서가 되기도 한다. 얼굴은 홍조를 띠고 입 주위는 창백하게 보인다.

발진은 3-7일 후에는 점차로 사라지는데 자세히 보면 쌀겨와 같은 작은 꺼풀을 남기면서 사라져 다른 열성 질환과 구별된다.  이 질환은 환자나 보균자로부터 비말전염(작은 침방울이 공기를 통하여 전염되는 것)됨으로써 전파되며 환자가 접촉한 물건을 만져 간접적으로 감염이 일어나기도 한다.

치료는 페니실린주사가 가장 효과적이다. 주사를 대신해 복용약을 사용할 수도 있고  페니실린을 쓸 수 없을 때는 다른 대체약품을 사용한다. 발병 후 1-2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급성증상은 곧 가라앉는다. 적절한 치료로써 증상의 호전은 물론이고 합병증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성홍열을 앓고 나면 흔히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 등 합병증이 올 수 있으며 보다 중한 경우로 급성 사구체 신염이나 류마치스 심장질환이 올 수 있다.

성홍열 환자는 치료를 시작하고 하루가 지날 때까지 환자를 격리시켜야 한다. 환자의 분비물과 오염된 물건은 소독을 해야 하며 유행상태에 있는 환자와 접촉한 가족은 함께 진찰을 받고 잠복기동안 관찰을 받아야 한다.

성홍열은 조기에 발견하여 충분한 기간 동안 항생제 치료를 하여 후에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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