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공업과 농촌체험은 좋았으나 주민자치의 물꼬가 아쉬웠다’
-서천 마서면 합전리 농촌체험마을을 다녀와서-
-서천 마서면 합전리 농촌체험마을을 다녀와서-
마을 부녀회에서 손님들 음식대접을 하는 등의 공동체는 살아있었지만, 마을 자체적인 논의구조를 거쳐 시행하는 마을 자체 프로그램이나 축제 등은 아직 미진해 보였다.
정의국 씨, 최애순 씨가 운영하는 아리랜드를 주축으로 봄의 동백꽃 축제는 9회째가 될 정도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갔으나 그것이 마을 사람들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주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마을 자체문화 및 교육활동 프로그램이 준비됐으면 한다. 가령, 사물놀이나 짚공예, 한글학교 등이 충분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합전마을에서 시행된다면 마을 공동체를 조금 더 탄탄하게 만드는 장치가 될 듯싶었다.
또, 정의국 씨도 고민하고 있었지만, 마을 주민들 전체가 친환경 농업을 시행하며 질 높은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해 합전마을 자체의 브랜드를 갖는 것도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외 팜스테이 농가를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집으로 한정된 것에는 묘한 비애감이 들었다. 제대로 된 농촌생활을 보여주려면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그 인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의 생태적 순환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농촌체험은 단지 농촌의 깨끗한 자연환경을 ‘파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 자연 속에서 사람들의 의식주가 자연과 조화롭게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풍요롭게 되는지, 또, 익명성의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공동체의 함께하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아는 소중한 과정이다.
단지 팬션 개념으로 농촌을 판매하는 소비전략으로 나간다면 그러한 도농교류는 대등한 교류도 아닐뿐더러 실패한 정책이 되기 쉽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농촌체험의 원 취지는 도시에 사는 그들에게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생활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웃과 마을의 따뜻한 관계가 얼마나 희망적인지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아리랜드 돌무더기에도 쓰여 있듯이 ‘이 땅이 세계의 중심이 되게 하소서’란 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 즉 주민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주변 환경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의식에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안내를 해주고, 신경을 많이 써 준 아리랜드 정의국 대표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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