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雜說)-길에 대하여
잡설(雜說)-길에 대하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11.18 00:00
  • 호수 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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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숲 해설가

낙엽 지는 길을 걷노라면 앞서가는 여성의 머리가 어깨 위에 출렁이면서 짧은 바바리코트 아래 아름다운 각선미를 드러내놓고 보도를 톡톡 찍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매우 아름다워 보인다. 여성은 사람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르신네 뒤를 따라가다 보면 인생의 무상함을 느낄 때가 있다. 세파에 시달린 어깨는 둥글게 굽은 채 힘들어 죽겠다는 듯하다. 한 발작씩 내딛는 그분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싶어 따라 가다 보니 담배연기가 내 코로 빨려 들어오는 게 아닌가. 아름다운 계절에 길을 걷는 내 기분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담배연기!


길은 혼자서 걷는 게 아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걷는 길이다. 함께 걷는 사람에게 내가 피우는 담배 연기가 어떤 피해를 주는가는 나열하지 않겠다. “건강을 해치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담배 갑에 쓰여 있는 경고문을 기억한다면…….


길은 도(). ()란 삶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기준으로 행위규범의 근본이다. 그래서 사람은 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도를 따라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깊어가는 이 가을에 길()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지…….


얼마 전 동틀 무렵, 부여를 지나 공주방향 백제큰길로 좌회전 하려고 앞뒤를 살펴보았다. 뒤에 트럭만 한 대 따라 올뿐이어서 천천히 좌회전하면서 들어서고 있는데 갑자기 굉음을 내면서 검은 물체가 앞질러 가고 있다. 뒤따르던 트럭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반대차선으로 과속추월하고 금방 시야 밖으로 사라져갔다.


차량통행이 드문 이른 시간이지만 앞차가 좌회전하는 순간에 굉음을 내면서 과속추월하다니!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법을 어기며 역주행 추월하는 경우는 없는가 생각해 본다.


요즘 X-파일, 불법도청 그리고 비자금 얘기 등이 불법 과속 역주행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악법도 벅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접어 두고라도 모든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불법, 과속, 역주행 추월로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


국도4호선과 21호선이 서천시내의 중심도로를 겹쳐 관통하고 있어 서해내과병원 로터리에서 오거리까지는 가장 복잡한 구간이다. 여기에 터미널에서 군민회관 입구, 초등학교 앞 구간에 노상무료 주차장이 그려져 있다.


평상시에도 가끔 그렇지만 출퇴근 시간에 시내통과하기가 참으로 극난(極難)하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할 대책이 전혀 없단 말인가?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는 관광서천을 찾는 손님들에게 다시 찾고 싶은 의욕을 상실하게 할 것이다.


구시장부지도 주차장화 되었으며 군은 그 옆의 민간 주차장도 임대해 무료 공용주차장으로 제공하고 있다는데, 이용객이 거의 없다고 하니 적극 계도해서 이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도로는 우리 몸의 혈관과 같다. 중심도로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이는 우리 몸의 동맥에 과다한 콜레스테롤이 달라붙어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길은 도(). 도는 인의(仁義)에 바탕을 두고 행하여 이치에 딱 맞는 인간 행동규범의 기준이며 윤리의 본질이다.
길이 원활하게 소통돼야 지역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도()가 바로 서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메니티 서천은 길의 원활한 소통에서 출발하고, 그 소통을 유지 관리 하는데서 어메니티 서천의 결실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역을 이끌어 가는 지도층 인사들은 주민의 세금과 표로 얻어진 명예스러운 영광 위에 있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길()을 찾아 행해야 한다.

지도자는 배와 같고 주민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때로는 배를 엎기도 한다는 고전의 말씀이나, 내 몸(지도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따르고 내 몸이 바르지 않으면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는 목민심서의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도를 바르게 행하면 자신과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오고 이것을 덕()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지식보다 도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기루가 캐러반을 끝없는 모래벌판으로 유혹하듯, 어메니티 서천이 주민을 유혹하는 단순한 정책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 한다.


길은 도(). 길이 아니면 가지 말 것이며 어진 길을 두고 뫼()로 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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