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병 떼기
우윳병 떼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11.25 00:00
  • 호수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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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소아과-
김성기 /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서너 살 먹은 아기가 아직 우윳병을 물고 소아과 진료실에 오는 것을 가끔 본다. 엄마에게 잘못을 설명하다보면 고치기가 쉽지 않다는 대답을 듣는다. 우윳병으로 음식을 먹는 습관이 너무 굳어서이다.


이유식 훈련이 잘 된 아기라면 돌을 지나서는 우윳병을 사용하지 않고 컵을 이용해서 액상 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 아기의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서 이유식 진행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생후 18개월 부터는 우윳병을 떼어야 한다.


우윳병을 쉽게 떼지 못하는 이유는 엄마들의 우윳병 사용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 시판 조제 이유식 뿐 아니라 미음이나 과즙, 야채즙 등을 편하다는 이유로 우윳병에 넣어서 먹이다 보니 습관이 된 것이다.


우윳병을 오래도록 사용하면 아기의 영양이나 식습관에 나쁜 영향을 준다. 우선 우유와 같은 액상 음식을 주로 먹게 되면 아기는 배가 불러 다른 고형식을 거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영양 부족과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며 우유 섭취의 증가로 인해 변비, 빈혈 등이 생기기도 한다.


우윳병 빠는 것이 버릇이 되면 충치, 언어장애, 씹는 기능의 약화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우윳병을 오래 빨게 되면 아기의 고집이 세어지게 된다. 구강기 성격이 고착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심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지적한다.


우윳병을 무리 없이 끊기 위해서 우선 단시일 내에 우윳병을 끊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엄마들이 적당한 시기에 우윳병을 끊는 것이 꼭 필요한 것임을 느끼고 꾸준히 인내하며 노력해야 한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넘는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윳병에서 컵으로 바꾸기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들이 많다. 우선 엄마들이 먼저 지쳐 버리는 경우로 우윳병으로 먹이면 편하기 때문에 이유식을 진행하면서 컵 사용 연습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밤중 수유인데 보채는 아기를 달래는 방법으로 밤중에 우윳병을 계속 물리다 보면 우윳병 끊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생후 8~9개월 경부터 컵이나 수저를 아기에게 주어 먹으면서 놀게 하는 것이다. 아기도 익숙하지 않아 어색해 하고 주위는 지저분해지지만 이러한 것을 통해서 아기의 기능과 행동 발달에 도움을 준다.

이유 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훈련을 하게 되면 아기들은 돌 전후에 우윳병을 끊더라도 자연스럽게 컵으로 잘 먹게 된다. 아기의 이유식 단계에 맞춰 우윳병을 적당한 시기에 끊고 고형식을 제대로 먹도록 노력한다면 아기는 올바른 식사 습관과 건강한 생활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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