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 장항을 죽였는가?
갯벌이 장항을 죽였는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7.28 00:00
  • 호수 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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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은 3만여명이 북적대던 살만한 도시였다. 도농현상으로 인구는 감소되고 특히 어업의 쇄락으로 급속도로 경제사정이 나빠졌다. 저녁 8시만되면 시가지는 사람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하다. 상가는 하나 걸러 비어있고, 그나마 남아있는 가게들도 장사가 되질 않는다.
이러한 죽어있는 장항의 경제를 되살릴 길이 있는 것인지 그 누구도 장담 못하고 있다. 선거때만 되면 ‘내가 적임자다’ 라고 한다.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다. 왜?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7년 전부터 정부가 고시한 국가공단 착공만이 장항이 살길이라고 역설한다. 국가공단이 들어서지 않아서 장항이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착시현상일 뿐이다. 금강하구둑 공사이후 어족자원 고갈로 인한 어업의 황폐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갯벌은 어족자원의 생성지이며, 인간의 욕망에 의한 오염을 걸러주는 허파와 같은 구실도 한다. 또한 철새들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그 가치는 국가에서도 발췌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 초, 세계적 유수 과학잡지 「네이처」에 갯벌의 가치는 일반토지의 250배에 달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린 바 있다. 매립해서 공장용지로 쓰기엔 경제적 가치로 보아 타산이 맞지 않다.
서천어민들은 울부짖는다. 장항 앞바다 갯벌은 서천어민입장에서는 자신들 것이다.

그런대도 당사자인 어민들한테는 허락은커녕 설명회조차도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 몇 년 전에 일부 어민에게 토지공사에서 보상을 해주었다고 다된 것처럼 으름장이다.
지난 21일 서천금강환경교육센터에서 환경운동연합 전국 50개 단체와 지역 15개 단체의 ‘장항국가공단 조성을 위한 갯벌매립반대’ 기자회견이 있었다.
환경련 김혜정 사무총장은 허탈함을 실토한다.

서천은 어메니티 한다고 해서 군수를 만나보았는데 대표적인 개발론자로 보였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소열 군수는 장항산단을 조기착공하겠다고 혈안이다. 이는 정치적이다. 계속 권력을 갖고 싶다는 욕심일 것이다.
이참에 나군수한테 한마디로 조언을 드린다면 “당신 그러지 마쇼! 손톱으로 하늘을 가립니까?”이다.

김 총장은 새만금 갯벌을 막아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토로하면서 장항앞바다 갯벌마저 죽인다면 무슨 낯으로 세상을 대하냐며 비참한 심통이다.
그렇다. 갯벌은 생명이다. 이 생명을 지키지 못하면 인간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 아니다.
갯벌매립반대 성명서에는 서천의 어획량이 년 간 3천억원대라고 한다. 고용효과는 만여 명이란다. 장항산단을 조성한다고 해도 그만큼의 년 간 효과가 있을까?

물론 비약이긴 하지만, 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해도 어획량이 전액 삭감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설령 그렇다 해도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것이기에 산업단지 보다는 갯벌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본지는 분명히 장항산단을 반대하며 갯벌을 살려야 함에 매진한다. 목숨을 걸고라도. 멍청한 것 같지만 그것이 지혜로운 선택인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역사에 부끄럼이 없게 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항주민들이 느끼는 산단 조성만이 장항이 살 길이다란 허황을 걷어야 한다. 차라리 현실적으론 하구둑을 폭파해버리는 것이 맞다.

그렇게만 된다면 꽃새우 조황(釣況)으로 장항은 다시 어민의 삶의 터전이 될 것이다.
장항산단은 애초에 없었던 것인데도 왜? 산단 조성만이 장항이 살길이란 착시현상에 사로잡혀있는 것인가?
공장유치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에 따른 부지는 있을 것이다.

장항산단은 토지공사의 이윤놀이에 놀아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에 주민들의 이해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무분별한 정치논리에 이용 되서는 안 된다.   <본지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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