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체육, 무엇이 문제인가(하)
서천군 체육, 무엇이 문제인가(하)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4.10.20 10:08
  • 호수 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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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에 체육기반시설 부족·생활체육 육성 소홀
학생들, 다양한 스포츠 접할 수 있는 기회 마련해야
도민체전, 지역 선수가 타지역 선수로 출전하기도

서천군은 지난 30일부터 4일간 부여군에서 열린 ‘제66회 충남도민체전’에 참가해 15개 시·군 중 14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서천군은  290명의 선수와 127명의 임원들이 참가했고 총 21개 종목 중 17개 종목에서 열띤 경쟁을 펼쳤다. 선수들은 역도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해 테니스에서 남·여부 단체전, 육상(2)과 태권도(2), 씨름(1), 유도(1)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역도와 족구, 육상, 태권도, 탁구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서천군은 종합점수 9650점을 얻어 9600점을 얻은 계룡시를 가까스로 제치고 15개 시·군 중 14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서천군은 인구 6만의 지자체인데다 29%가 넘는 고령화 인구, 체육기반시설 부족,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스포츠 육성 소홀 등으로 인해 해마다 도민체전에서 최하위를 모면하기 위해 바쁜 모양새다. 지난 호에 이어 서천군 체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해본다.<편집자 주>

◆유소년 축구

비록 1차전에서 도민체전 준우승을 거둔 논산 팀에 2대 0으로 패했지만 서천군 유소년 팀은 경기 운영이나 팀워크에서 엘리트 팀을 앞도하며 나름 선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엘리트 체육이 아닌 토요스포츠를 통해 훈련에 임하고 있는 서천군유소년 팀은 강시운 감독과 전은수 코치가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인성교육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만큼 미래가 밝다는 전망이다.

서천군유소년 축구팀은 창단 2년 동안 ‘아토피프리 진안 2014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 챌린저십 준우승을 비롯해 ‘포천시장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 ‘충청남도지사기 생활체육 유소년 및 직장축구대회’ 준우승, ‘충청남도지사기 생활체육 유소년축구대회’ 우승 등 다양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한 어린 선수들이 꾸준히 성장한다면 10년 후 서천군 성인 대표 팀으로 기대도 걸어볼만 하다. 강시운 감독은 “당장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 생활체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스포츠 활동의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유소년스포츠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 질 때 도민체전의 성적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궁도

이번 대회에서 궁도는 종합 8위를 거뒀고 서천군에 800점의 점수를 안겼다.
김갑랑 감독을 비롯해 최호현, 김호현, 김홍갑, 방영민, 유영복, 유홍석, 전원식 선수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메달 입상을 기대했던 종목이다.
이들 선수들은 대회 성적을 위해 부여군을 찾아 대회장으로 쓰이는 궁도장을 수시로 방문하는 등 훈련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훈련비 부족으로 인해 거마비나 식대, 차량 유류비 등은 사비를 모아 훈련에 임했다고 한다.
금수정 유홍석 총무는 “물품을 구입하고 훈련비가 턱없이 부족해 사비를 모아 연습에 임해왔다”며 “선수들이 훈련에 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충남 궁도선수들 중 가장 젊은 선수층으로 꾸려져 있어 다음 대회 메달획득의 전망이 밝다.

◆배드민턴
남자일반부와 여자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되는 배드민턴은 예선전에서 천안시와 예산군을 만나 1회전에 탈락했고 참가점수로 300점을 얻었다.
현재 지역 내 배드민턴 클럽은 서우클럽을 비롯해 9개 클럽에서 500여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서천군은 동호인 위주로 선수를 선발해 대회에 참가했지만 선수출신이나 실업팀 선수들을 영입한 타지자체와의 실력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해마다 예선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배드민턴 동호인은 “서천에도 장항초 출신의 배드민턴 선수들이 있고 지역 내에 거주하지만 대회 때마다 타 지역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며 “그 선수들이 서천군 대표로 뛴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태권도

남자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부로 열리는 태권도는 30개의 금메달과 59개의 은메달과 동메달이 걸려있는 종목이다.
서천군은 장항중학교의 이태한 선수가 플라이급에서, 장항초 김민서 선수가 핀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송림초 송현근 선수가 동메달을 더해 종합 11위로 400점을 얻었다.

타 지자체들은 초·중·고등학교에서 태권도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서천군은 사설체육관에서 훈련하는 학생들 위주로 대표 팀이 꾸려진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엘리트스포츠 차원에서 육성되는 선수들과 사설체육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과의 대결 자체가 힘든 실정이다.

서천군태권도연합회 강성돈 전무이사는 “사설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이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선수들을 따라잡기는 힘든 실정”이라며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태권도부를 육성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이트볼

남자부와 여자부로 치러지는 게이트볼의 경우 남자부는 4강에 머물렀고 여자부는 예선 탈락해 종합순위 10위로 450점을 얻으며 대회를 마감했다.
현재 지역 내 6개의 클럽이 운영 중이고 100여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게이트볼은 특성 상 프로나 실업선수들이 참여하지 않는 순수 동호인 대회여서 대진운이나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서천군게이트볼협회 김성흠 전무이사는 “대회에 나가면 50대 초반의 선수들도 상당수가 있고 이들이 이끄는 팀이 우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노인들만의 스포츠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 스포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볼링

남자·여자 일반부로 치러지는 볼링에서 서천군은 남자부 7위, 여자부 11위로 종합 8위를 차지해 750점을 얻었다.
15개 시·군 볼링협회는 순수 동호인들만 참여할 수 있도록 대회를 마련해 서천군의 경우 해마다 5위에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천군은 10개 클럽 100여명의 볼링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고 대부분 장항읍에 위치한 겜마니볼링장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볼링동호인들이 줄고 있는 추세다. 서천군볼링협회 정상희 회장은 “볼링의 경우 한 게임을 치를 때마다 사용료를 내기 때문에 대회 전에 충분히 연습하기가 어렵고 시합구 또한 새로 맞춰야 하는 등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며 “대회 전에 선수들이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군차원에서 2라인 정도는 일정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도

남자중학부와 여자중학부로 나뉘어 치러지는 유도는 총 17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34개의 동메달이 걸려있고 남자중학부에서 서천중학교의 심동익 선수가 66Kg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서천초등학교와 서천중학교에서 엘리트체육으로 유도를 육성해 각종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용인대에 입학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 오다 비인기종목으로 인해 현재는 유도를 배우는 학생들이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학부모의 반대, 학교 측의 무관심으로 인해 초등학교는 5학년 2명과 3학년 1명, 중학교는 1명의 선수가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세구 코치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체대에 진학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 오다 최근에는 군이나 학교의 무관심과 학부모들의 반대 학생들의 참여 부족 등으로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다”며 “유도 또한 엘리트체육을 벗어나 생활체육으로 육성해 학생들에게 자기방어나 체력단련 취미생활로 많은 학생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역도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낸 종목이다.

역도는 인상과 용상 합계로 구분해 총 27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데 장항중학교의 장민국 선수가 3개의 금메달을 따내고 이정훈 선수가 동메달 3개를 보탰다.

하지만 기뻐할 일만도 아니다. 서천군의 역도선수는 중학부에서 이들 학생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역도를 하게 되면 키가 크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에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이 이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들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장비들은 지난 2001년 창단하면서 구입한 장비들인데다 추가한 장비들 또한 폐기처분 직전의 장비들을 무상으로 지원받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김경규 체육교사는 “학생들에게 역도에 대한 재미를 일깨워주기 위해 교내에서 대회를 개최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대로 선수를 발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내에 있는 역도장의 장비를 확충해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체력단련장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역도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고 취미생활로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구

올해부터 도민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야구는 논산에 예선탈락하며 참가점수인 400점을 받았다.

대회전까지만 하더라도 비교적 약체 팀인 논산시와 부여군을 상대해 4강 진출을 목표로 대회에 참가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예선전에서 논산에게 4대 9로 무너지면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지역 내 야구장이 전무해 타 지역 리그를 돌며 야구를 해오다 올해부터 산너울야구장과 강너울야구장이 만들어지면서 서천군리그도 치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서천군야구협회는 내년부터 지역 내 어린이들을 위한 리틀야구단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족구

족구는 지난해 동메달 획득에 이어 올해도 서천군에 동메달을 안기는 효자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영훈 주장을 중심으로 엄주혁, 이광희 전성권, 유재근, 최정환, 이강식 선수가 참가한 서천군 대표 팀은 현대파워텍 실업팀을 주축으로 결성된 서산시 대표 팀에게 아깝게 패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서천군 족구는 비인기종목들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비인기 종목에 동호인들조차 결성되지 않았고 도민체전에 출전하면 예선탈락은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오세영 전 회장을 중심으로 서래야족구 팀을 결성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동호회를 조직해 협회장배와 군수배를 치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장기적인 육성을 위해 유소년족구 팀을 결성해 운영해 온 결과 서래야 팀은 도민체전 효자종목으로 자리 잡았고 유소년 팀은 도체육대회 2년 연속 우승, 전국대회 준우승 등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다.

◆테니스

이번 도민체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종목이 테니스이다. 테니스는 남·여부 모두 결승에 오르면서 1400점이라는 큰 점수를 얻었다.

이들 남·여부 모두 대진 운과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국가대표 급의 실력을 가진 선수들을 영입한 서산시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서천군은 15년 전만하더라도 서천중학교에서 테니스부를 운영해 유진선이라는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등 충남의 테니스 강자로 유명했다.

하지만 테니스부가 해체된 이후 맥이 끈기면서 도민체전에서 우승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서천군 선수들이 다음 대회에서 서산시나 천안시를 만난다면 이번 대회의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서천군테니스협회 박성록 전무이사는 “서천중학교에 테니스부가 해체된 이후 더 이상 테니스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없는데다 지금의 선수들도 30대 후반에서 50대 이상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며 “현재 서림여중이 테니스부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도민체전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생활스포츠를 통한 유소년 육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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