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콘서트’ 여는 서천교향악단
오래 전부터 1주일에 1회 단원들이 만나 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장에서 본 지휘자의 모습은 실제 공연장에서 본 모습과는 전연 딴판이었다. 연습에 참가한 단원들을 하나하나 지적해가며 호령을 내리기도 했다.
지휘자 조상익 서해대학교 교수는 국립목포대학교 음악과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음악석사를 마친 다음 우크라이나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 입학, 세르게이 프로토포프 교수에게서 사사받았다. 현재 서해대학교 음악과, 예원예술대학교 음악과 및 광주 교육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정열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군 단위에서 이런 오케스트라가 흔치 않을 것 같았다.
“전국에서 우리 서천군이 유일할 겁니다.” 김영길 단장의 답변이다.
서천 교향악단에 40여명의 단원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주부, 공무원, 음악학원 원장 등 직업도 다양하다. 대부분 한때 음악 연주활동을 했지만 음악과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생초보로 가입해 열심히 연습하며 연주회 때 단원으로서 한 몫을 해내는 단원도 있습니다.”
왜 하필 라면을 입장료로 받느냐고 물었다.“단원들의 회비로 단체를 꾸려나가기 너무 벅찹니다. 전에는 모금함을 놓고 연말 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기도 했는데 돈을 받는다는 게 모양새가 맞지 않아 물품으로 받아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해주려다 보니 라면으로 정하게 된 겁니다.”
김용근 부단장의 설명이다. 이들은 서천고등학교 브라스밴드부 동기이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일이다. 이것이 서천교향악단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이들이 대학으로 진학하고 그후 졸업 후에도 재능을 사장시키지 않도록,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영길 단장의 말이다.
음악교육을 가정에서 부모의 전적으로 맡기에는 부담이 너무 클 수도 있다. 이러한 교육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도 큰 역할을 할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서천군에서 큰 행사 때 외지에서 명성이 높은 그룹을 초청해 공연을 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역에서 어렵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 내의 단체를 활용하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서천에는 서천교향악단 외에 서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있다. 중복되는 점이 있는 만큼 음악인들은 통합 문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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