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서원 목은학당수련관의 청소년들
문헌서원 목은학당수련관의 청소년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5.02.19 15:19
  • 호수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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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 송우영 선생의 ‘맹자’ 강의에 심취
▲우농 송우영 선생의 맹자 강의 모습
▲우농 송우영 선생의 맹자 강의 모습

조선시대 퇴계 이황은 다음과 같은 시조를 남겼다.

고인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봐도 녀던 길 앞에 있네
녀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가고 어쩔꼬

여기서 고인은 성현을 말하며 책을 통해 성현이 가던 길을 공부한다는 뜻이다. 문헌서원에서 이러한 성현이 남긴 글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농 송우영 선생(서천서당 훈장)의 논어 강의가 지난해 3월 개강해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고, 지난 13일부터 맹자 강의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에 열리고 있다.

지난 14일 맹자 강의가 열리고 있는 문헌서원 목은학당수련관을 찾았다. 이곳에서 맹자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주로 청소년들이지만 성인도 있다.

어려서 맹자를 듣는 다는 것은 성찰과 변화의 시간을 갖는 일입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맹자를 읽는다는 것은 칭찬해 주어야 할 일이 더 분명합니다. 대다수의 어린이들이 청소년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인기 연예인이나 여타의 아이돌 가수들은 많이 알아도 인류의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현자, 맹자를 아는 일은 극히 드뭅다. 이런한 시대적 상황임에도 맹자를 듣고 배우고 공부하는 일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우농 선생의 말이다. 멀리 인천에서 왔다는 최로니 여학생(15)의 말을 들어본다.

저는 집에서 홈스쿨 하는 학생입니다. 중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졸업했구요. 저는 앞으로 법률가가 되려고 해요 이유는 법률가가 되어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이 없게 하고자 합니다. 법률가가 되려면 최소한 논어 맹자 정도는 읽어두면 좋을 것 같고 또 맹자를 공부하면서 문해력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우리말의 70퍼센트가 한자어라고 하잖아요. 특히 법률 용어는 거의 대부분이 한자어라서 한문은 기본으로 알아야 해요. 우연히 지인을 통해 문헌서원에서 맹자를 가르친다고 해서 오게 됐습니다.”

그는 인천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기차타고 문헌서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우농 선생에 따르면 맹자라는 책은 공부한 사람이 어떻게 나를 세워서 집안을 일으키며 더 나아가 세상을 경륜하고 나라를 다스려가는지에 대한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해 놓은 책이다. 그러므로 공자님의 가르침처럼 나라는 반드시 공부한 사람이 다스려야 한다는 맹자의 설명을 기록해 놓은 글이 맹자 책이다. 따라서 이런 책은 반드시 어려서 한 번쯤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스승으로부터 배움을 통해 가르침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서 듣고 알아. 내 머릿속에 남으면 그것은 평생 내 지식이 되는 것이다.

▲맹자 강의 교재들
▲맹자 강의 교재들

공부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다. 성현의 가르침에 공부하라고<학이시습學而時習: 배우고 쉬지말고 공부하라-논어 학이편 1-1문장>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다. 그 공부에 대한 방법론을 길게 풀어써 놓은 글 중에 한 대목이 맹자 책이고 그래서 맹자를 읽으면 아하, 이래서 공부해야 하는구나를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옛 현자들의 가르침을 어려서 들어둔 다는 것은 내 인생의 소양을 저축해두는 것과 같은 일이다.

맹자 공부시간에는 세 개를 공부한다. 첫째 한문으로 된 시 곧 한시를 공부하고, 둘째 한자는 각 글자마다 고유 성조가 있는데 옥편을 일일이 찾아서 기록하고 확인한다. 이렇게 공 부하면 글자에 대한 장음과 단음을 덤으로 알게 된다. 셋째 맹자를 문법으로 풀어 가르친다. 맹자는 첫 줄 부터가 문법의 기본이라는 주어 동사 목적어로 시작된다. “맹자견양혜왕孟子見梁惠王에서 맹자는 주어, 견은 동사, 양혜왕은 목적어이다.

그래서 맹자를 공부하면 문해력은 기본으로 해결됨은 물론이고 학교 교과목 공부하는 데 문법과 글자의 장음과 단음과 글자의 사성 곧 평성 상성 거성 입성의 평측을 알게 된다.

서천읍에 사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은 어머니와 함께 매주 금요일 저녁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우농 송우영 선생은 10여년 전 서천에 정착해 서천서당을 열고 문도들을 가르치고 있다. 서천서당은 율곡 이이(1536~1584) 사계 김장생(1548~1631) 신독재 김집(1574~1656) 동춘당 송준길(1606~1672) 우암 송시열(1607~1689) 외암 이간(1677~1727) 전재 임헌회(1811~1876) 간재 전우(1841~1922) 양재 권순명(1891~1974) 서암 김희진( 1919~1999)의 학통을 잇고 있다고 우농 선생은 밝혔다. 그는 서암 김희진에게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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