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학습이 되는 교육 추구하고 싶어
creative! (강사) creative! (학생)
"여러분 창조란 아름다움입니다. 왜냐면 창조의 의미가 단순히 무(無)의 세계에서 유를 창출한다는 것보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뜻하고 있기 때문이죠"
2개월전 호주에서 영어 강사로 온 게리 존 멕도널(Gary John McDonnell·50)씨가 칠판에 단어를 쓰고 초등반 아이들에게 단어의 뜻을 설명하자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운다. 평소 한국의 주입식 교육에 문제점을 느낀 그는 교육에 창조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아이들이 자연과 어울려 지내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그는 몇 일전 아이들과 자연학습을 하는 아이디어를 내고 즐거운 시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했다"는 게리씨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치중하는 교육보다는 놀이가 학습이 되는 교육이 앞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리씨가 이처럼 창조를 중요하게 여기며 자연주의적 사고를 갖게된 계기는 그의 오랜 군 생활에서 기인하고 있다. 집안의 전통에 따라 군에 지원한 그는 13년동안 전쟁으로 인한 많은 파괴를 경험하고 생명의 소중함과 창조의 중요성을 깨닫고 앞으로 그런 삶을 살기로 했기 때문.
그가 군에 지원할 당시만 해도 참전이 국가의 평화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전쟁 영화를 보면 눈물이 나고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게리씨는 군대 말년에는 무구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대인지뢰 제거반에서 근무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게리씨는 군에서 나와 파괴보다는 생명을 중시하고 창조하는 원예업을 찾았고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후 농장을 운영하며 농업상담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상담원 활동을 통해 식물이 튼튼하게 자라도록 질병이나 토양의 문제를 발견, 해결하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사실 그가 다른 국가의 강사자리를 마다하고 장항을 찾은 이유도 흙과 함께 할 수 있으며 생명의 근원인 녹색을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것 때문.
그 후 생명의 고귀함에 많은 흥미를 얻은 게리씨는 유전학을 전공하기 위해 대학에 지원했고 2001년 말까지 뉴잉글랜드 아미데일대학에서 조직배양학 강사로 활동했다.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한국에 찾은 게리씨는 이곳에서 새내기의 발걸음을 내 딛으며 문화에 대한 괴리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시달릴 때가 종종 있다.
"장항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의 진지한 표정에 인사하는 자신이 항상 무안했다"는 게리씨는 이제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방인으로 보지 않고 가족처럼 대해주는 모습에 기쁨을 느끼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삭히고 있다.
"매사에 열심히 일하는 한국사람들을 보면 감탄한다"는 게리씨는 앞으로 한국이 자신을 받아준다면 이곳에서 뼈를 묻고 싶고 학생들에게 모든 과목을 영어로 제공할 수 있는 학교를 세우고 싶단다.
이방인이 아닌 진정한 한국사람이 되기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딛는 파란눈의 게리씨는 이제 우리의 한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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