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미래를 심어 주고 파”
“장애인들에게 미래를 심어 주고 파”
  • 최현옥
  • 승인 2002.04.04 00:00
  • 호수 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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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규모 장애인 자립센터 신상인 지부장
20여 개의 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종천면 농공단지, 그 안에는 편견을 딛고 숨은 웃음꽃을 피워내는 장애인자립센터가 있다. 센터 안에 들어서자 3개의 작업실에서 각자 맡은 분야마다 50여명의 장애인들이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화를 만드는가 하면 한 쪽에서는 보석 세공을 하고 장신구와 헤어핀을 비롯한 쇼핑백 등 비장애인들 조차 만들기 어려울 정도로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을 요하는 제품들이다. 겨우 목소리에 힘을 주어 인사를 하자 직원에게 세공 기술지도를 하던 신상인(53·종천면·사진)씨가 수인사를 한다. “장애인들에게 미래를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신씨가 장애인자립센터를 운영하게 된 것은 2001년 5월 한국장애인기업협회의 권유와 충남지부의 도움을 받으면서부터다. 센터는 설립 당시 주위 사람들의 편견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전국에서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고용을 원하는 장애인 명단이 쌓일 정도. 신씨가 장애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7년 전 전기회사를 경영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부터. 스스럼 없이 자신의 다리를 만져보라는 신씨는 외관상은 비장애인 같지만 4번의 수술로 겨우 설 수 있게 되었고 지체장애 2급이다. 암담한 나날을 보내던 그는 새 삶을 살겠다는 집념으로 완치가 안된 몸으로 안산 재활훈련소를 찾았다. 귀금속 공과에서의 1년, 단기간에 신씨는 국가기술 자격증 2개를 습득했으며 전시회에 입상도 했다. 그 후 대전에서 금은방에 취직을 하려 했으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고용 거부를 당하고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였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와 기술이 없는 장애인들이 남 같지 않았던 신씨, 또한 자신과 같이 후천적 장애가 장애인의 90%를 차지하는 현실을 보며 “장애인들에게 기술을 전수하여 자신과 같이 재활 하도록 돕겠다”는 일념으로 고향을 찾았다. 처음 두 달 정도는 지역민의 편견으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끝없는 홍보 속에서 장애인들은 취직서류를 들고 왔으며 신씨는 세공업을 할 수 있는 직원들을 우선순위로 받았다. 그러나 더 많은 장애유형의 사람들이 취업을 원했고 그들의 적성과 신체조건에 맞는 업무가 필요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쇼핑백 제조이다. 단순업무지만 작업을 정착하는데 4개월이나 걸렸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립센터는 판로 문제와 자금 압박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에 2곳의 매장을 갖고 있지만 사람들이 장애인이 만든 물건이라면 제품에 하자가 없음에도 구매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 ‘모럴주어리’라는 브랜드명을 따로 두어 판로를 뚫고 있다. 또한 국가에서 장려금이 나오지만 1년 후에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 매출신장만이 대안이지만 지역에 홍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신씨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뿌듯해 온다. 집에서 은신생활을 했던 장애인들이 이젠 사회의 한 일꾼으로 당당히 서 있고 부모님께 자식노릇 한다며 기뻐하기 때문이다. 밝게 웃는 그들을 볼 때마다 하루빨리 장애인재단을 만들어 직원들이 마음 편히 일하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신씨, 이제 장애인들이 더 이상 소외 계층이 아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살아가길 바란다. ※ 장애인 자립센터 후원을 원하는 사람은 (041)953-5270으로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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