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4일 서천군 서면 월호리 갯벌에서 매우 뜻 깊은 사업이 있었다. 1941년에 처음으로 국내서식이 확인된 갯게를 방류하는 사업이었다. 갯게는 십각목 참게과의 절지동물로서 세계적 희귀종으로 갯가에 사는 게치고는 몸집이 큰 편이다. 해안의 초지대나 하구의 습지 등에 구멍을 파고 산다. 갯벌의 유기물과 갈대, 생물의 사체 등을 먹고 사는 잡식성으로 인해 갯벌의 청소부라고 불린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서해안에서 알려진 서식지는 태안과 서천 단 두 곳이다. 2012년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무척추 동물이다.
20년 9월4일과 21년 5월28일 해양수산부는 인공증식에 성공한 갯게 500마리를 서면 월호리 갯벌에 자연에 방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이번 방류된 개체는 자연에서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육환경 및 기초생태에 대한 실내 연구를 1년간 추가적으로 수행해 자연적응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방류 대상 갯게 1년생 500개체 중 400개체는 작년과 동일하게 자연서식지에 방류할 예정이며, 나머지 100개체는 사후 모니터링을 위해 표지방류를 해 생태계에서 방류사업의 실제 효용성을 정밀하게 검증할 계획”이라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자연방류 후 1년이 넘어 필자가 서면 월호리 갯벌 현장을 방문했다. 정말 이곳이 갯게 보호를 위한 보호지역인지 두 눈이 의심될 정도로 해양쓰레기와 버려진 빈 병이 서식환경을 훼손하고 있었다. 과연 갯게 서식지를 모니터링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필자가 현장 모니터링 결과 갯게보다는 오히려 방게가 서식지에 더 많이 관찰되었다. 관찰하는 동안 보호 그물이 갯게나 방게의 서식환경을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수산부의 위탁을 받아 2017년부터 국립군산대학교와 갯게의 인공증식 기술을 연구해 왔다. 2018년 최초로 갯게 인공증식 개체를 얻는 데 성공하고 이어서 방류사업을 진행했다. 남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시작으로 4차례에 걸쳐 어린 갯게 2000마리를 시범 방류했다고 홍보했다.
그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0마리가 서천 월호리 갯벌에 방류되었다. “기후변화와 서식지 훼손으로 감소하는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해양보호생물 보전에 앞장서겠다”는 책임자급 언론 인터뷰 내용이 언로보도 말미를 장식했다.
방류 주체 기관은 방류시 대대적인 언론홍보활동을 통해 자연방류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방류후 갯게가 어떤 서식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필자도 갯게 보호지역에 들어가서 쓰레기를 처리하고 싶지만 알림에도 나와 있듯이 그 곳은 관계자와 외에는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서천갯벌은 유부도를 포함하여 송림갯벌부터 서면 월하성갯벌까지 한국의 갯벌로 세계자연유산 구역이다. 따라서 서면 월호리 갯벌은 세계자연유산구역이다.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망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