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출신의 박일환 시인이 세 번째 청소년 시집 ‘우리들의 고민상담소’를 펴냈다.(2024년 10월 단비 출판사)
박 시인은 “교직을 떠난 지 꽤 됐지만 그때 만났던 청소년들이 보여준 다양한 모습과 그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내 안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시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3부의 시들은 대체로 이같은 내용을 그들의 생각과 언어로 쓴 시들이다.
4부의 시들은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짧은 삶을 기록한 약전과 유가족들의 여러 인터뷰, 친구들이 남긴 글 등을 참고해가며, 그 친구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였는지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시인은 책 머리에 밝히고 있다.
4부 <돌아오지 않는 신발>에 실린 15편의 시들을 읽다 보면 희생된 학생들의 말이 가슴을 치며 코끝이 찡해온다. 맨 마지막에 실린 시를 읽고서야 왜 이 시집 제목이 ‘우리들의 고민상담소’인지 알 수 있다.
하늘나라에 있는 2학년 10반 이경주에게 친구들이 보낸 편지들이 길게 소개된 후 다시 시인이 화자가 되어 경주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본다.
친구들 모든 고민 들어주고, 파란색 좋아하는 친구에겐 파란 펜으로 검은색 좋아하는 친구에겐 검은 펜으로 틈날 때마다 편지 써서 건네주던, 춤꾼이자 의리파 경주는 지금도 하늘나라에서 춤을 추다 말고 친구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나, 귀 기울이고 있을지 몰라. 그러니 우리 외로울 때나 슬플 때 경주 이름을 불러 보자. 불러도 불러도 닳지 않는 이름, 우리들의 영원한 친구 경주야!
‘우리들의 고민상담소’
2학년 10반 이경주 -부분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한 박일환 시인은 ‘지는 싸움’, ‘등 뒤의 시간’, ‘귀를 접다’와 청소년 시집 ‘만렙을 찍을 때까지’, ‘청소년을 위한 시쓰기 공부’,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 장편소설 ‘바다로 간 별들’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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