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극단 장항선이 제6회 정기공연으로 창작극 ‘서천격노당’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5일 오후7시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에서 초연을 하고, 7일 오후3시 같은 장소에서 2차 공연을 한다. 이 공연은 서천군이 주최하고 지역문화누리협동조합이 주관한다.
‘서천격노당’은 때 되면 돌아오는 선거철의 경로당 풍경이다. 후보들의 공약과 행적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주민과 들러리로 머무르려는 주민들 사이의 갈등, 정책경쟁이 아닌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후보들 간의 대결, 선거판에서 벌어지는 이런 흔한 마타도어를 목도하는 주민 스스로의 자각과 소통을 코믹한 터치와 해학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을 집필한 이문옥 작가는 “그저 온탕과 냉탕처럼 드나들다 지나가 버리기 쉬운 선거철 풍경을 들여다봄으로써 선거가 우리들의 삶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주로 60대와 70대로 구성된 단원과 스태프는 총13명으로 4월부터 꾸준히 연습에 임했다.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연출자 고금석은 “나라가 왼통 시끄러운 작금, 모두가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저 미친 척하고 떡판에 엎드러지는 놈들뿐이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헷갈릴 때 이문옥 작가가 내민 작품이 바로 ‘서천격노당’이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맘에 드는 사람을 뽑아 좀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평생 수많은 투표를 해왔지만 그런 세상은 요원하기만 하다. 나이가 대접이라 생각했던 경로당 회원들이 선거를 치르면서 노년의 품격을 재정비 하는 결기가 그려진다. 정치인들을 욕하기 전에, 투표권 행사부터 제대로 하자며 격노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꿈꿔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출가 고금석은 1977년 대학생시절, 독일 희곡작가 페터한트케가 쓴 <관객모독>을 초연하여 당시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1984년에는 역시 페터한트케의 <카스파>로 극비평가그룹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작품상’을 받은 바 있다. 국립극단원을 역임한 뒤 우리극장을 창단하고 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을 맡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공동창작을 통해 꾸준히 연극 소재를 발굴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19년 3월 창단 이래 극단 장항선은 <문전박대>, <문전박대+>, <마당극 보부상>, <오늘같이 좋은 날>, <시인상담소>, <엄마의 시간> 등 6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2023년까지 총14회에 걸친 공연을 통해 서천지역의 시니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