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AI 시대, 꿈꾸는 아이들, 준비하는 어른들
■ 모시장터 /AI 시대, 꿈꾸는 아이들, 준비하는 어른들
  • 장미화 칼럼위원
  • 승인 2025.03.14 07:12
  • 호수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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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화 칼럼위원
장미화 칼럼위원

지난주에 둘째가 중학교에 입학했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즐거운 모습에 한시름 놓았다. 자유학년제를 시행하는 중학교 1학년 시기는 진로와 적성을 탐색하는 중요한 시기다. 학교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찾도록 돕고 있지만, 부모로서도 아이가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고 싶다.

둘째는 건축가가 되고 싶어 한다. 사람이 사는 공간을 설계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에 관심이 많다. 아직 막연하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민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물론 앞으로 관심 분야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관심을 가진 분야를 깊이 탐색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다행히 자유학년제를 통해 여러 직업을 체험할 기회가 있다.

그런데 최근 기사를 보니 건축가 역시 AI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는 직업군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건축 설계를 돕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설계안을 내놓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꿈꾸는 직업들은 과연 안전할까? 더 나아가,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창의력, 공감 능력, 문제 해결력 같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축을 꿈꾸는 아이라면 단순한 도면 작성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공간을 통해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AI가 도울 수는 있어도, 최종적인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학년제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적성과 진로를 탐색할 중요한 기회다. 그러나 단순히 여러 직업을 체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미래 환경 속에서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부모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직업이 유망한가?’보다는 어떤 능력이 중요한가?’를 함께 고민하며 안내자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AI는 저비용 고성능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삶의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직업을 가진 어른들은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까?

나는 생태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AI 시대에 나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본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마치 산업혁명 당시 석유가 신의 선물처럼 여겨졌던 것처럼, 우리는 AI가 열어줄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15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 풍요가 초래한 환경 문제와 기후 위기의 대가를 마주하고 있다.

AI는 인간성 상실이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자연과 생태적 문제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우리는 과거 산업혁명에서 배웠던 교훈을 AI 시대에도 적용해야 할 것이다. AI가 인류의 동반자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AI는 단순 반복 작업을 빠르고 정교하게 수행하지만, 인간이 가진 창의성과 공감 능력, 배려, 그리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설계하는 능력은 결코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태교육은 AI 시대에도 자연을 이해하고 보전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의 산업혁명에서 배운 교훈을 통해 AI 시대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삶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며, 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AI 시대, 아이들이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면, 우리 어른들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성찰하며,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술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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