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꾸고 싶은 월드컵
다시 꿈꾸고 싶은 월드컵
  • 뉴스서천
  • 승인 2002.07.04 00:00
  • 호수 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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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2 한일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축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에 가면 온통 축구, 월드컵 이야기뿐이었다. 정말 월드컵을 모르면 동무들과도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서야 월드컵을 보기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빨간 옷을 입고 응원도 하지만 나는 처음에는 응원도 하지 않았다. 처음에 폴란드와 경기, 48년만에 처음 이겼다는 것도 알아가고 우리나라가 이기자 응원도 하게 되었다. 붉은 악마도 좋아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좋아하였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도 기뻐하였다.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대한민국을 외치게 되었다. 붉은 색 옷을 입고, 붉은 그림을 그리고, 우리 생활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태극기들이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번 월드컵을 하면서 태극기들이 우리 사람들과 한발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나는 폴란드 전을 보고 나서 핸들링, 퇴장, 경고 따위의 낱말들을 익혔다. 이처럼 축구에 관심을 끌게 한 것은 붉은 악마들인 것 같다.다른 팀이 골을 넣어도 ‘괜찮아’하며 용기를 주는 붉은 악마들. 이번에 붉은 악마들을 보며 나도 어머니께 옷을 사달라고 졸랐다. 결국 어머니는 붉은 악마 옷을 두 동생과 나에게 사 주셨다. 그 옷을 입고 미국 포르투갈 경기를 보았다. 박지성은 오른발, 왼발, 가슴으로 골을 넣은 후 제일 먼저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안겨 기쁨을 나누었다. 나도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붉은 악마 덕분일까? 우리나라는 이탈리아는 제치고 8강 진출. 스페인과의 4강 진출경기에서는 우리의 거미손 이운재가 승부차기에서 한 골을 막아 4강 진출확정. 거스 히딩크는 우리나락 이겼지만 이기지 못한 다른 나라 선수들의 등을 토닥여 주며 위로해 주었다.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히딩크는 자신이 말한 것을 지켰다.”우리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입니다.” 또 히딩크 감독은 우리의 붉은 악마에게도 축하의 뜻으로 인사하고 고마움을 머리 숙여 인사하였다. 공도 차 보내 주었다. 약속을 지키고 겸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4위에 멈췄지만 붉은 악마의 기억은 주목할 만하다. 정말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이 고맙다. 그리고 이번 경기를 끝으로 국가대표를 빠지는 황선홍 아저씨에게도 축하와 건강을 빈다.
우리 서천에서는 군민회관과 보건소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여 경기마다 보여 주었다. 우리 가족은 군민회관에서 응원을 하였다. 나는 내 옆에 있는 낯선 동무와 응원을 하며 친해졌다. 나중에는 서로 부둥켜안고 소리 지르고 응원을 하였다. 앞사람들은 북을 치며 좋아했다. 경기가 끝난 뒤 내 주위의 사람들은 자기가 앉았던 자리의 쓰레기를 주웠다. 평소엔 그렇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더욱 깨끗이 청소가 되고 질서를 잘 지키는 것 같았다.
이 모든 것들을 다시 한번 꿈꾸고 싶은 날이다.
<유아랑/ 서천초교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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