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춤은 더 이상 일탈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언어이며 해방구, 혼돈의 시기에 자신을 찾아가는 정체성이다.
“춤은 자유예요. 자신의 생각을 틀이나 형식에 구속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우린 이번 무대를 통해 더 큰 자신을 확인했어요”
제법 어른스러운 발언을 하는 명국(남·장항중 3)이는 팀에서 실력파로 초등학교 때부터 승기(남·장항중 3)와 만화책을 보며 춤 연습을 했고 현재 서로가 좋은 스승이 되어주고 있다.
또 이번 대회에서 깔끔한 마스크와 화려한 머리로 여자들에게 사인 제의를 가장 많이 받은 팀의 분위기 메이커 정윤(남·장항중3)이, 춤의 화려함에 매료되어 입회했다가 너무 힘들어서 중도포기를 생각했다던 호준(남·장항중3)이,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 앞에서 노래와 춤으로 인기를 구가했던 홍일점 미연 (여·장항중3)이 등 이들 다섯명의 색깔은 정말 다양하기만 하다.
이처럼 5가지색을 갖춘 R·E·D가 결성하게 된 것은 지난해 겨울 총 메니저인 나승용씨(21·장항읍)의 발탁에 의한 것이다. 오랫동안 서천지역에서 청소년들의 댄스 팀을 육성해온 나씨는 그동안 방과후의 맹연습과 군내 여러 대회에서 참여하여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며 겸허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나씨는 멤버들에게 미안함이 크다. 변변한 연습실도 없이 운동장이나 집 앞, 학교강당을 전전해야 했으며 춤동작을 볼 수 있는 대형거울이 없어 릴레이로 돌아가며 동작을 맞추어야 했기 때문이다. 행사 참여비용 또한 아이들이 자비를 털어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R·E·D의 한결같은 바람은 연습실 마련이지만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는 턱이 없는 상황.
하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나씨와 R·E·D는 끈끈한 정을 쌓아가며 지역의 청소년 문화를 이끌어 가고 자신의 꿈을 키운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이번 대회결과가 방송에서 방영되는 모습을 부모님과 함께 지켜본 학생들은 부모님에게 자신을 인정받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더 이상 숨어서 춤을 추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만의 놀이터를 만들 것을 다짐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들의 부족함을 더욱 느꼈다는 R·E·D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철저히 춤으로만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앞으로 몸으로 말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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