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울음과 함께 책을”
“귀뚜라미 울음과 함께 책을”
  • 최현옥
  • 승인 2002.09.19 00:00
  • 호수 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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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로 불리는 수현·수진 자매
혹서와 폭염의 여름이 가고 서늘한 바람 속에 앉아 귀뚜라미 울음을 배경음악으로 책읽기 좋은 가을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책을 읽는 일명 ‘책벌레’ 수현이(9)와 수진이(8)는 올 여름방학동안 독서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하루에 책 7권씩 읽기가 그것으로 동화를 비롯하여 과학, 사회, 풍습, 상식, 만화 등 여러 분야 책을 읽었다. 이 독서는 자매의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일기 쓰기를 비롯하여 글짓기 관련 숙제나 수업에 대한 도움이 됐다.
자매는 방학이 끝난 지금도 하루에 10여권의 책을 거뜬히 소화해내며 책은 좋은 친구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을 배워 꿈을 키워가고 있어요”
3살 때부터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해온 어머니 이은영씨(41·장항읍 옥산리)는 교육여건이 열악한 농촌에서 마땅한 교육자료가 없어 독서를 시작, 지금은 아이들에게 고운 심성을 길러 줬단다.
특히 잠자기 전 이씨가 곁에서 읽어주는 동화는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책이 활자화된 딱딱한 매개체가 아닌 재미있는 이야기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엄마가 책 안 읽어 주면 잠이 안 와요. 그리고 목소리 바꿔 가면서 책 읽어주면 진짜 재미있어요”
수줍음 많은 수진이는 하루중 이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며 결혼하면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잠자기 전 책을 읽어 줄 거란다.
수현이 역시 가장 좋아하는 책은 그리스로마신화이며 명심보감을 읽고 친구사이에 우정을 버리지 말아야 함을 배웠단다.
또한 “여행지를 책으로 경험할 때 가장 좋다”며 로빈슨크로소우를 읽고 무인도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렇듯 독서는 아이들 정서와 사고력에 많은 영향을 줌으로 이씨는 책을 선정하는데 고민이 많다. 현재 아동출판시장은 기획, 마케팅, 제작, 디자인 등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고 할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다양해진 분야와 종류의 책 중 어린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어떤 철학이나 문학적 관점을 동심에 접목한 책을 찾기란 어렵다는 게 이씨의 주장.
게다가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맑고 고운 동심을 심어주고 그것이 꿈과 사랑이 되어 어른이 되었을 때 삶의 힘과 용기를 북돋워 주는 원천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책 선별에 대한 역량을 쌓기 위해 자녀성장에 관련된 서적이나 어른 동화를 읽고 있다. 책 구입에 있어서도 헌책방을 찾아 낱개로 구입하며 대부분은 장항공공도서관을 이용, 장르별로 하루 7권 정도 빌린다.
농사를 짓기 때문에 스스로 책을 읽을 시간도 부족하고 아이들과 토론 시간이 적은 것이 가장 안타깝다는 이씨.
아이들에게 책을 읽을 것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어린이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본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독서에 대한 습관화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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