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소녀 지금까지 1백명 무사귀가
서천경찰서 방범지도계장 강명환경장(32·사진). 그와 마주하고 있으면 ‘모범’이란 단어가 당연하지 못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너무 평범해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강명환경장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을 아낀다.
그만큼 설명이 필요 없이 진솔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
지난 94년 경찰에 투신, 줄곧 청소년 업무만을 고수하고 있는 강경장은 ‘지역 청소년의 전도사’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지역 청소년들의 선도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일단 가출 청소년이 강경장의 레이다에 포착되면 그의 업무는 절대 그 청소년의 무사 귀가가 아니다. ‘새사람 만들기’가 그의 최종 목표.
실제로 지난해 8월 ㅅ다방 종업원으로 일하던 박모양(15·여)의 경우도 대화를 거부하던 박양에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며 친절히 상담, 티켓영업 사실과 미성년자 종업원이 더 있음을 확인하고 박양의 친구 안모양(15·여) 등 미성년자 4명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이후 강경장은 해당 청소년에 대한 꾸준한 전화통화와 생활지도를 통해 학교생활을 점검하고 생일날엔 선물을 준비하는 등 단속경찰관이라는 고정된 관념을 깨뜨리고 ‘친오빠’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가출청소년의 부모로부터 딸을 찾아 달라는 전화를 받고 핸드폰 추적을 통해 양모양(16·여)과 이모양(15·여)이 전남 여수 등지에 있음을 확인했다.
강경장은 이들에게 수십차례가 넘는 전화통화를 통해 따뜻한 말로 설득, 경찰서에 자진출석토록 요구하여 부모에게 인계하고 양양과 이양이 일했던 해당 업소에게는 철퇴를 가했다.
지금까지 강경장이 집으로 무사귀가시킨 청소년만도 1백여명이 넘고 청소년을 고용했다가 영업정지 또는 허가 취소를 당한 업소만도 50여개에 이르고 있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
한때 가출경험을 갖고 있던 이양은 “정말 우리 오빠라해도 그렇게 끈질기게 전화하지 못할 것”이라며 “마음이 따뜻한 정말 고마운 분이었고 결국엔 나도 어두운 생활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강경장은 업무뿐 아니라 주위 불우이웃에 대한 사랑도 조용히 실천하고 있다.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교회로 향하는 독실한 신자인 강경장은 같은 교인인 함옥례씨(여·91세)가 독거노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지난해 휴가기간엔 함할머니와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또 매달 내의와 생필품 등을 선물하며 친자식보다 더 큰 효행을 실천하고 있다.
끝까지 인터뷰를 망설이던 강경장은 이렇게 전한다.
“그저 하나님의 사랑안에서 모든 업무의 기본에 그 사랑을 아주 조금 실천했던 것 뿐인데 쑥스럽습니다. 누구나 하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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