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인형극단 ‘또봄’
“인형극은 우리 세 사람에게 또 다시 찾아온 설레는 봄입니다”
풀뿌리형 마을기업-우리지역 동네학교로 지정된 인형극단 ‘또봄’의 그녀들에게 지금 그녀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또봄은 서림어린이집을 운영했던 이애숙 원장을 대표로 동화작가 이정아 작가, 오랜 교직생활을 마친 계순옥 교사가 만나 지난 5월 창단한 소수정예의 극단이다.
소수정예. 말 그대로 세 사람이 대본작업에서부터 인형제작, 목소리 연기, 인형 조종, 소품 제작, 음향 등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모든 작업을 해내고 있다.
인형제작 등 소품은 이애숙 대표가, 대본 창작은 이정아 작가가, 목소리 연구 및 연기지도 등 연출은 계순옥 교사가 맡고 있단다.
이들은 창단 후 첫 작품인 이정아 작가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자전거’를 지난해 11월 19일 여우네도서관이 연 여우네문화제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다.
이정아 작가는 “그때 시작할 때 음향에 문제가 생겨 소리가 제대로 안났었다”며 “다행히 무사히 마쳤지만 얼마나 긴장하고 떨었는지 심장이 두근거려 혼났다”고 첫 공연을 떠올렸다.
그 모습에 이애숙 원장은 “이제는 갑자기 공연을 하게 되더라도 안 떨게 됐다”며 “셋이서 직접 대사를 외워 하다 보니 공연 때마다 대사가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게 긴장 속에 치렀던 첫 공연 이후 그녀들은 장항중앙초, 서도초, 서남초 등 지역 학교와 시초면 노인건강센터 등 10여개 마을 노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4개월 동안 공연을 계속해 왔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공연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셋이서 모든 걸 하려면 힘들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계순옥씨는 “지금까지 하던 일과 또 다른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또봄이라는 이름처럼 우리에게도 다시 봄이 시작된 것 같다”며 순수한 느낌의 얼굴과 잘 어울리는 미소를 지었다.
이정아 작가도 “다른 일들을 오랫동안 해 오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어느 정도 연륜도 쌓여 공동작업을 하면서 서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돼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며 호흡을 과시했다.
이들은 요즘 올해 선보일 새 작품 창작인형극 ‘모시의 전설’을 준비 중이다. 백제시대 한산 건지산 아래 살던 병든 소녀와 딸의 병을 낫게 하려는 아버지, 이들을 돕는 엄마의 영혼과 산신령을 등장인물로 모시옷이 세상에 나오게 되는 전설을 담고 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소박하지만 알찬 인형극단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천의 다양한 문화 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며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는 포부와 부탁의 말을 전했다.
세 여자가 만나 지역 문화계에 색다른 분야를 개척해나가고 있다는 게 반갑고 가까운 곳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인형극을 보여줄 수 있게 해준 그녀들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