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천면 장구리의 젊은 농군 김종명(41)씨의 하루해는 짧기만 하다.
자신이 직접 심어놓은 고구마며 서리태콩 참깨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농사삼매경에 푹~ 빠져있기 때문이다.
(주)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방사선안전관리사업소에 입사해 성실함과 근면성을 무기로 승진을 거듭하며 5년 만에 관리소장의 직책에 오른 김씨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고향인 서천에 내려와 지난해 홀로 되신 어머니를 모시는 한편, 농민으로서의 조기정착을 위해 올해 초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논밭을 다니며 볏단 나르기를 비롯해 고구마 캐기, 모내기 등 농사일을 도우며 자라온 김씨는 학창시절을 비롯해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도 주말이면 늘 아버지를 돕기 위해 고향을 찾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고향에 내려와 아버지의 일손을 거들 때마다 귀농을 꿈꾸던 그에게 귀농은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정정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노환과 관절염으로 힘들어 하시자, 어머니도 모시고 그동안 꿈꿔오던 귀농을 실천하기 위해 올 봄 고향 서천 장구리로 귀향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처음 “고향에 내려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농사를 짓자”는 의견에 아내 이미남(36)씨는 “대전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접고 시골에 내려가는 것도 문제지만 자녀들의 교육 또한 문제다”며 한동안 반대했지만 김씨의 타고난 근면성을 잘 아는 아내는 끝내 귀농을 허락했다.
현재 3800평의 벼농사를 비롯해 고구마와 서리태, 참깨 등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김씨는 우선 기후변화나 노동력, 농약, 비료, 판매 등 타 작물에 비하여 접근하기 쉬운 감자나 고구마 등을 재배해 소득을 유지하는 한편 농업기술을 익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계획이다.
또한 모시잎떡을 비롯해 차와 젓갈, 모시소금 등 모시 잎을 주재료로 한 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대규모 모시 잎 재배를 계획하는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갖고 있다.
김종명씨는 “스트레스와 공해에 찌든 도시를 벗어나 오염 되지 않은 좋은 먹을거리를 재배하고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삶이 아니겠냐”며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 줄 수 있는 고 부가가치의 농장을 만들어 경영하고 어머니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서천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