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과 8일은 장항시장 장날이다. 장날이 되면 신부락시장이나 중앙시장, 우체국앞의 노점상들도 장항상설시장으로 몰려들어 북적인다. 그러나 장날이 아닌 날에는 상설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하기 이를 데 없다. 일반동은 아예 문이 잠겨있고 농산물동도 50여개 점포가 영업을 해야 하지만 15개 정도의 점포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점포들은 분양권만 받아놓고 장날에만 와서 영업을 하는 탓이다.
“다 들어오면 소비자들도 이곳으로 찾아옵니다. 상권이 분산돼 있어 좋은 시설 해놓고도 썩히고 있습니다.”
농산물동 월포상회 이경자(55)씨의 말이다. 너댓평쯤 되는 그의 점포에는 호박, 양파, 무, 배추, 감자, 가지, 풋고추 등등 온갖 농산물이 진열돼 있다. 몇 개 품목만 빼면 다 남편(신성용씨)이 직접 농사지은 것이라 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그가 남편을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남편을 따라 마서 월포에 내려와 산 지 31년이 됐다. 딸은 출가했고 아들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 사이 암투병 등 힘든 생활도 이겨냈다. 98년부터 장항 장날이면 남편이 농사지은 농산물들을 노점에 내다 팔아오다 현재 상설시장 건물이 완공되면서 점포를 분양받았다. 이젠 장항시장 농산물동을 꿋꿋이 지키는 터줏대감이 됐다.
“장날이면 매출을 좀 올리지만 평일에는 하루 1, 2만원 벌이도 안됩니다.”
자동차 기름값도 안나오지만 그는 장항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이 이상 더 나빠질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군은 신부락시장이나 중앙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장날에만 와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분양권을 취소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1년이 넘도록 시행되지 않고 있다. 우체국 앞의 노점상들도 단속을 안하고 있다.
시장 활성화에 고심하고 있는 장항전통상설시장은 지난 7월 10일부터 12월 13일까지 5개월 동안 국고 지원을 받아 시장 활성화의 일환으로 경품 및 쿠폰 행사를 벌이고 있다. 매월 13일에 추첨을 통해 1등 1명에게는 30만원, 2등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3등 5명에게는 각각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또한 5000원 이상 구매시 200원 상당의 쿠폰, 1만원 이상 구매시 500원 상당의 쿠폰을 증정한다.
“장항시장은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래서 덤도 푸짐하게 줄 수 있습니다. 음식점도 다른 데 보다 1000원 더 쌉니다. 우리 고장 발전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이경자씨의 주민들에 대한 부탁이다.